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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Deep Question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3일(月)
G20·MIKTA 등 중견국 조정자… 美·中 사이 ‘전략적 모호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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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하안송 기자
■ 국제질서 전환기 한국은

1999년 亞 첫 G20 회의 개최
선진국-개도국 가교 역할 자처
美·中 갈등 고조되자 힘 잃어
바이든 시대 선택 강요 할수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빈국으로 출발한 한국은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거치며 중견국으로 성장했다.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자 한류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소프트파워 국가로 발돋움했지만 전후 질서를 주도한 국가가 아니었고 인구·국토 규모 등 양적인 면에서 강대국 대열에 합류하기 어려웠다.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오스트레일리아 5개국의 중견국 모임), 커피클럽(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 개편 반대국들의 모임), G20(주요 20개국) 등 다양한 국제 협의체에 발을 담갔다. 협의체들은 당대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따라 응집력이 강해지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 가치가 흐려지기도 한다. 냉전 이후 데탕트 시대를 거쳐 세계는 미·중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새로운 국제사회 출연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 좌표와 전략을 진단해 본다.

◇믹타부터 G20까지=2013년 제68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전통 강대국인 G7(주요 7개국)이나 신흥강대국인 브릭스(BRICS) 모두에 속하지 않은 한국 등 5개국은 믹타를 출범시켰다. 믹타는 한국이 외교력을 발휘해 구성한 첫 국제 협의체였고, 쟁쟁한 중견국 간의 연대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믹타는 출범 이래 17번의 외교장관 회의와 2차례 국방 대화, 3차례 통상 대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믹타 회원국 간에 중견국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공통점이나 이해관계가 없어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미국 주도로 G7에 한국과 호주가 가입할 경우 믹타의 응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999년 G7에 유럽연합(EU) 의장국과 한국 등 신흥 12개국을 더해 출범한 G20은 한국이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핵심 중견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세계 경제를 강타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를 비교적 순조롭게 극복한 뒤 2010년 아시아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금융 위기로 G7 국가들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자 한국, 중국 등 후발국들이 G20을 무대로 위상을 높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2020년, G20은 태생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국가들이 G20을 통해 글로벌 컨센서스를 도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G20의 전성기가 막을 내리면서 국제사회는 다시 한 번 합종연횡이 이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중 갈등 시대 국제사회의 합종연횡에서 한국은 어디로=냉전 시대가 저문 이래 자유무역을 고리로 협력해온 미국과 중국이 ‘자유민주주의’ 대(對)‘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무한 경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이 번영을 이룩한 토대가 된 G20 등 기존의 국제 질서도 변화에 직면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전선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와 중국의 남북관계 지지 등을 감안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 호주, 인도를 초청하겠다고 했을 때는 수락 입장을 밝혔으나, 반중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쿼드(Quad·미, 일, 호주, 인도) 참여에는 난색을 보였다. 화웨이 5세대(G) 장비 보이콧 등을 골자로 한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Clean Network)’ 동참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내년 취임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해에 전 세계 민주주의국가 지도자와 민주주의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을 초청해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of Democracies)’를 개최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동맹국들을 규합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은 초청장 발송 1순위로 꼽힌다. “특정 국가의 이익을 배제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지난 9월 쿼드 참여에 대한 발언)라는 문재인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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