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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3일(月)
法益 안 맞고 일자리 없앨 중대재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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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각종 기업 규제 법안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기업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안전 문제 관련 규제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많은 기업 규제 법안 중 하나다.

지난 1월에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개정돼 법의 보호 대상이 확대되고, 산업재해 예방 책임과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 수준도 강화됐다. 기업인,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에게는 산안법의 부담도 작지 않은 터에 정의당은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을 내놨다. 고 노회찬 의원이 2017년 4월 대표 발의한 법안인데, 올해 이천 물류센터 화재 참사와 택배기사 과로사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협조 의사를 밝히고 더불어민주당도 적극 검토하겠다니 입법 가능성이 커졌다.

매년 산재로 2400명이나 사망하는 높은 산재율로 산업 현장의 사망 사고를 막아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은 도가 지나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산업재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사업장 내 안전관리 장치의 미비와 안전 불감 조직 문화 등의 책임에 대해 징벌적 조치로 막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건다. 지금도 사업주에게 책임이 있으면 산안법 또는 업무상 과실치사죄 등을 적용해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중대재해법은 기존 법의 미진함을 지적하고 처벌 대상을 일선 현장 노동자와 중간관리자에서 사업주(원청)와 경영 책임자 그리고 산업재해에 시민재해도 포함해 민간인에서 공직자로 확대하고 있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한 사후적 처벌 수준은 사망 사고에는 3년이라는 하한선을 두며, 상해 발생 때도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 벌금 수준도 대폭 높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입법 취지가 정당하고 국민의 정서에 부합하더라도 법익(法益)의 균형성과 침해의 최소성이라는 원칙에는 부합해야 할 것이다.

673개의 조문으로 업종이나 산업 현장에 맞게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산안법과 달리 중대재해법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안전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법원의 판단은 징역의 하한선으로 제약해 근로자의 과실 여부와 상관없이 산업재해에 직접 관계가 없는 기업이나 공무원에게도 책임을 지워 가혹한 처벌을 할 수 있다. 기업인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가 돼 부지불식간 처벌을 받게 될 위험을 안고 가야 한다.

과도한 사후 처벌로 안전관리와 재해예방을 위한 관리감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의도는 빗나가기 쉽다. 규제를 지키기 어려우면 사업주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피해 가고, 유능한 경영자는 배후에 머무를 것이다. 산안법 준수도 버거운 50인 미만 사업장에선 공정 자동화로 대체하는 등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다. 상시 처벌 가능성은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게 자명하다.

산재가 범죄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면 과도한 처벌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산재 사고를 줄이려면 노사가 현장 특성을 고려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안전관리와 산재 예방에 스스로 협력하게 하는 산안법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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