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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3일(月)
재해처벌법·화관법 취약한 中企… “이젠 구속 걱정해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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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쏟아지는 규제에 기업 신음

300인 미만 사업장 주52시간제
초과유보소득과세 등도 줄줄이
“생존 갈림길… 숨 막힌다” 호소


경기 안산시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연말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회사를 차린 지 20여 년, A 씨의 회사는 직원 30~40명, 매출 연 40억~50억 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올해는 유독 경영 한파를 비켜 가기가 어렵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일감이 줄어 주말은커녕 평일에도 일찍 문을 닫는다는 A 씨는 내년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했다. A 씨는 “매출은 감소했는데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 각종 시설설치비 등으로 회당 수천만 원씩이 깨질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의 기업들이 줄줄이 예고된 규제들로 울부짖고 있다.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상장기업들은 기업규제 3법 개정안(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으로 해외투기 자본에 경영권을 위협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경영환경에 비용부담은 늘어나고 한순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시행이 예고된 규제를 포함해 현재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규제는 수십여 개에 달한다. 유예기간이 끝나고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되고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기업에 시설 기준을 높이고 정기검사 및 단속을 강화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정기국회 처리를 예고한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중소법인 초과유보소득 과세,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등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규제만 줄줄이 예고돼 있다.

기업들은 기업규제만 일방적으로 강화하는 분위기에 숨이 막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년에 1000개씩(4년간 3900개,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규제를 쏟아내면서 규제 신설과 강화로 발생하는 기업 비용을 기존 규제를 폐지·완화해 상쇄해주려고 도입한 규제비용관리제도도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규제의 여파는 중소기업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전망이다. 대구시에서 섬유염색업체를 운영하는 B 씨는 “버는 것은 줄었는데 화관법 때문에 추가 시설까지 강제하면 망하거나, 그만두거나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한숨 쉬었다. A 씨는 “그동안 다친 직원에게 산재 처리해 주며 ‘괜찮은 사장님’ 소리를 들어왔는데 이제는 구속될 처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면서 “기업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주 52시간 초과 중소업체 218곳 중 83.9%는 무방비(중소기업중앙회)라고 답할 정도로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도 큰 상황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원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특근·야근을 서로 하려고 한다”면서 “사업자 처지에선 주 52시간제 때문에 자동화 시설을 늘리려고 남겨둔 돈에 세금을 매긴다고 하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기업 파산은 지난 2013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파산을 신청한 기업은 총 879곳으로, 통계가 공개된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한계 기업 도산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규제완화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혜진·권승현 기자
e-mail 황혜진 기자 / 산업부  황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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