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3차지원금”… 與野, 혈세 낭비 ‘선심성 空約 경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정애 정책위의장. 국회사진기자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종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의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전 의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野, 정부 현금지원 비판하더니
재난지원금은 앞장서 편성
與, 대구·광주 신공항 건설 제안
전문가 “표심 골몰 무책임 약속”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여야가 천문학적 혈세가 필요한 포퓰리즘 정책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다. 여당은 이낙연 대표가 나서 수요 파악조차 제대로 안 된 신공항 건립을, 야당은 그간 반대해오던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들고 표심 얻기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나라 살림이 망가지든 말든 표(票)만 얻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공약(空約)”이라는 지적이다.

24일 국민의힘이 3차 재난지원금 3조6000억 원을 본예산에 편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내년 연말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 내년에도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피해업종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올해처럼 임시적이고 즉흥적으로 서너 차례씩 추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3조6000억 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본예산에 편성해) 나라 살림살이를 예측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현금성 지원’을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오히려 재난지원금 편성에 앞장선 것이다. 내·후년 줄줄이 예정된 선거를 앞둔 만큼, 3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여당과 신경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에서 내년 보궐선거를 1∼2개월 앞두고 선거용 카드로 3차 재난지원금을 꺼내지 않겠나. 이를 미리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공항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먼저 발의하자 전날(23일) “대구 신공항특별법, 광주 신공항 이전 특별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지혜를 모아 조속히 협의 처리하길 바란다”며 한발 더 나아간 발언을 내놨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에서 매듭지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며 ‘신공항 표심 얻기’를 이어갔다.

천문학적 규모의 ‘선심성 예산’도 여야를 막론하고 튀어나오고 있다. 최근 각 상임위원회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등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1000억 원 증액을 요구했고, 유상범·정찬민 의원도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 건설에 2489억2800만 원을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에 1061억3000만 원, 이해식 의원은 서부내륙고속도로 2단계 조기 착공에 1500억 원을 증액하자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수 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전 국민 지급은 상황에 맞지도 않고 재정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내년 재·보궐 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수십조 원 이상이 드는 SOC 사업이 졸속으로 결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조해동·이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