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문제 삼는게 아니라 공론화 요구”

이해관계 조정 등 절차에 문제
산은회장 만남 원했지만 불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립 중인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의 강성부 대표는 24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법과 절차를 지켜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KDB산업은행의 항공업계 구조개편에 대해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해관계 조정 등 절차를 지키지 않고 추진되는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과 관련 그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린다”면서도 “(산은 등은) 명확하지 않은 대의를 위해 확실한 피해가 있는 소의를 희생하라고 요구하는데 시장의 법과 질서, 투자자 보호가 작동하는지 물어보는 판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가처분 신청은 지난 18일 KCGI 측이 법원에 냈으며 이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첫 분수령으로 꼽힌다. 오는 12월 1일까지 결론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플랜B에 대해 강 대표는 “다른 방법이 뭐가 있겠나. 주주총회 등 다른 수단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는 “2개월 전과 1개월 전, 또 이번 사태 이후까지 해서 총 3번 미팅을 요청했으나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전 최대현 산은 부행장과 통화했지만 특별한 논의를 하지는 못했다”면서 “만나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상처받은 주주들에게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또 “대한항공에 직접 지원하거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면, 내년 1월에 하면 오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 연말 기준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 의결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그는 KCGI가 신규 이사 선임, 정관 변경을 이유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데 대해 “지난 8월부터 임시 주총을 열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사 후보 리스트는 있다. 향후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진칼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이 거부될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인데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선미·민정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