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이용훈>2000년대 후반부터 AI시대 준비…“10년후 기술변화 준비 못하면 10년간 눈물”

李총장은 누구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누구보다 미래를 강조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10년 후의 기술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 10년 동안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이 총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인 1989년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31년 동안 이곳에서 교수생활을 했다. 공과대학장, 부총장 등의 보직교수를 맡아 13년여를 지냈다. 2017년에는 16대 카이스트 총장 추천 후보로 최종 3인에까지 올랐으나, 아쉽게도 실패했다. 2019년 9월 UNIST 총장에 선임됐다.

이 총장은 평소 과학기술 리더들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보기술(IT) 전문가인 그는 실제 카이스트 공과대학장 시절인 2000년대 후반부터 과학기술 변화의 흐름을 예견하고 과별로 인공지능(AI) 관련 교수 영입을 재촉, AI 시대를 미리 준비했다.

이 총장은 지난 9월 학교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기존 11개 학부체제를 3개 단과대학 15개 학과, 2개 학부체제로 바꾸는 학사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조직과 근무처가 바뀌는 등 대혼란이 예상돼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과감히 추진했다. 물론 ‘톱다운 식’의 일방적 시행이 아닌, 필요성과 당위성을 사전에 설명하고, 대화와 소통으로 이해를 구한 이 총장의 소통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요즘 UNIST의 장기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을 하고 있다. 대학의 자율적인 운영과 연구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발전기금은 68억 원에 불과하다며 발전기금 재단 설립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는 “UNIST와 지역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도 지역 기업인과 시민들이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1955년 서울 출생 △1974∼1980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석사 △1982∼198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 박사 △1989년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부임 △2005∼2008년 카이스트 공과대학장 △2008∼2011년 카이스트 정보과학기술대학 학장 △2018∼2019년 성남-카이스트 차세대 ICT 연구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