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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5일(水)
與 “본회의장 빼고 다” vs 野 “일부 이전”… 정략에 재소환된 ‘세종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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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장인 우원식(오른쪽) 의원 등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이 지난 9월 28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국회의사당 이전 예정부지를 방문해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의사당 세종시 이전

與, 위헌 논란 피하려 본회의장·의장실 제외 ‘꼼수’… 野, 차기 대선 의식 적극적 찬성도 반대도 못하는 ‘딜레마’
盧 前대통령도 2002년 대선때 행정수도 이전 카드로 ‘재미’… 관습헌법·수도권 민심 등 넘어야 할 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 국회의사당은 1975년 9월 1일 여의도 시대를 맞은 이후 45년간 지금의 자리를 지켜온 입법부의 심장이다. 푸른색 돔형 지붕과 전국 8도(道)를 나타내는 8개의 전면 기둥 등 24개 기둥은 24절기를 상징하며 국민을 위해 1년 내내 일하는 국회를 나타낸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항상 자리했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이전 문제가 지난 7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 원내대표는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제안한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달 27일 제20차 세종특별자치시 지원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회와 행정부가 멀리 떨어져 있어 행정 비효율과 낭비가 상당해 이를 해소하려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실만 남기고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오래전부터 주요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간 만큼 업무 효율성을 위해 국회도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해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관습 헌법”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 이전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국회사무처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분원에 해당하는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국회 세종시 이전 논의는 국토 균형 발전 목적보다는 정치적인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도 여당에 이 같은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적극적 찬성도, 반대도 못 하는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 김병준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은 최근 지역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국회의 세종 이전을 반대하면 다음 대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려면 당연히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안 없이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면 충청권의 민심을 잡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대선에 치명적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은 늘 정치적 문제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행정수도 이전을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한 필승의 카드로 꺼내 들어 실제 큰 ‘재미’를 봤다. 현재 사실상 국회 전체를 서울에서 세종시로 옮기자는 정부·여당의 주장과 이에 거부감을 보이는 야당도 따지고 보면 정치적 셈법 위에 서 있다.

◇국토연구원 “상임위원회 10개 이전이 타당” = 국토연구원은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회의 기능과 소속 부서, 기관별로 우선순위를 정한 뒤 5가지 이전 방안을 제시했다. 상임위원회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A1·2안과 상임위를 포함한 B1·2·3안으로 구성됐다. 국토연구원은 “상임위를 이전했을 때 위헌 여부 등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임위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경우와 포함한 경우를 모두 고려한 시나리오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은 5개 방안 중 10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와 국회사무처 일부를 옮기는 B1 안이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10개 상임위는 정무위·기획재정위·교육위·행정안전위·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국토교통위 등이다. 10개 상임위의 예산안 및 결산 심사, 법률안 심사, 국정감사, 업무 현안보고 기능도 함께 세종시로 이전한다. 예결위의 예산안 및 결산 종합심사도 세종에서 진행하는 걸 원칙으로 했다. B1 안에 따르면 세종으로 옮기게 되는 인력은 2693명이다.

필요한 전체면적은 설비시설과 주차장 등 부대시설을 제외하고 3만2778∼19만9426㎡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해 세종시 내 입지로 5곳을 제시했고 국무조정실 인근 50만㎡ 규모의 부지를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본회의장·의장실만 남기고 모두 세종시로 이전” = 민주당은 지난 7월 4선 중진 우원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을 발족하고 세종의사당 이전을 준비해왔다. 추진단은 국토연구원과 달리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실만 여의도에 남기고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균형발전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회를 모두 이전하는 게 타당하다”며 “본회의장과 국회의장실을 서울에 남겨 놓으면 위헌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균형발전 종합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달 안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특별법을 발의한다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예산으로 이미 20억 원이 확보된 만큼 설계용역 발주에도 나서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설계용역 발주를 위해선 분원 설치 근거를 두는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성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세종의사당을 둔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안 반대”… 관습헌법도 넘어야 할 산 = 정치권에선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여야 모두 세종의사당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일단 민주당 안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세종시 국회 분원은 여러 행정 효율 때문에 지역 공약으로 약속한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분원일 뿐”이라며 “행정의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상임위를 몇 개 설치해 활동하는 건 동의하지만, 국회를 몽땅 옮기는 건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04년 헌재의 위헌 결정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개헌을 통해 세종의사당 이전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개헌할 때 대한민국 수도를 세종시에 둔다는 문구를 넣으면 위헌 결정 문제가 해결된다”며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하자는 의견에 대해 찬성 여론이 많은 만큼 헌재 결정을 새롭게 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개헌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특별법을 통한 세종의사당 설치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이유다.

◇정부 “10억 원” vs 국회 “127억 원” = 정부는 애초 내년도 세종의사당 관련 예산으로 10억 원을 편성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10억 원씩 배정됐지만, 집행되지 않았다. 2021년도 예산이 정부 안대로 확정될 경우 3년 연속 같은 규모로 편성된 세종의사당 예산은 총 30억 원이 된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관련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배경에 대해 “기본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계획이 있어야 기본설계에 들어갈 수 있고 그래야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회 국토위는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정부가 10억 원으로 제출한 설계비 명목 예산을 127억2700만 원으로 증액했다. 정부 제시액의 12배가 넘는 금액이다. 일각에선 여야 할 것 없이 충청권 민심을 의식해 확정도 되지 않은 세종의사당 건립에 예산을 쏟아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의사당의 명과 암 = 조판기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세종의사당 건설의 생산 유발효과는 전국적으로 7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 위원은 부가가치 유발 효과 또한 2442억 원에 이르며 4850명의 고용 유발, 1467억 원의 임금 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실상의 수도 이전 아니냐”는 비판과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하는 한 초선 의원은 “수도권 민심도 살펴가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의사당 유력 입지 주변 집값 상승 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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