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근거 ‘법관 사찰’ 기본팩트조차 틀려

秋 “尹, 조국 재판부 뒷조사”
→ 조국 아닌 양승태 재판 판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 및 직무 집행 정지 근거로 언급한 ‘물의 야기 법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부(부장 김미리)가 아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부의 한 배석판사로 파악됐다. 전날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징계 배경으로 재판부에 대한 사찰을 언급하며,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담당 재판부를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통해 불법 사찰한 것처럼 발표했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장관이 전날 대검이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통해 조사했다는 법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 재판부의 배석판사로 알려졌다. 해당 배석 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은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에 올라갔고, 변호인 측에선 해당 판사가 재판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기피 신청까지 언급하며 문제 제기를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시 재판에서 변호인 측이 먼저 리스트에 올라간 판사가 재판부에 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며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 검사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즉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이용해 조 전 장관 사건 재판부에 대한 뒷조사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외에도 추 장관이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11월 서울 종로구에서 홍석현 JTBC 사주를 만난 것은 검사윤리강령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추 장관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JTBC가 변희재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사건을 처리 중이었는데 두 사람이 만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당시 변 씨는 이미 기소돼 사건은 법원 손에 넘어간 상황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이 만남 직후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