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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20년 11월 26일(木)
MTCR 발묶였지만 세계 최고 美 vs 틈새공략 세계 드론시장 주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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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장드론 수출 경쟁

95개국 군용드론 3만대 이상
이중 공습·살상 성공 10개국
民·軍 시장규모 약 13.6조원

中, 2010년대 들어 규제 완화
美 동맹국인 사우디·UAE 등
2019년까지 11개국으로 수출

美, 서방 7개국과 MTCR 합의
드론도 미사일 분류 판매 막혀
트럼프 행정부 수출규제 완화
바이든, 이어받을지 관심 쏠려


중국이 무장 공격용 드론(무인기)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에 이어, 9월 말 아제르바이잔의 아르메니아 공격에서도 무장 드론이 혁혁한 공을 세운 상황에서 중국의 드론 수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질세라 드론 개발 세계 1위인 미국도 최근 수출 제약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미·중이 전 세계 드론 수출 시장에서도 각축전을 벌일 태세다. 하지만 드론 공격의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면서 인권 가치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신임 행정부가 내년 1월 취임 이후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중 드론 경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무장 드론 3만 대, 갈수록 높아지는 활용도 = 지난 9월 말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제 무장 공격용 드론인 TB2 바이락타르를 이용해 아르메니아의 T-72 탱크와 보병 전투차량을 순식간에 파괴했다. 지난 1월에도 미국은 본토에서 공격용 드론 MQ-9 리퍼를 원격조종해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암살했다. 드론을 활용하는 국가는 미국뿐이 아니다. 터키는 자국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에, 나이지리아는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이라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무장 드론을 빈번하게 사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도 드론으로 리비아·예멘에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는 등 드론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바드칼리지 드론연구센터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현재 군용 드론을 보유한 국가는 95개에 달한다. 2010년 65개국에서 30개국이 증가한 것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보유한 드론은 3만 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국가 중 드론을 이용한 공습과 살상에 성공한 나라는 10개 정도다.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민간용과 군수용을 합해 123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에 달하는데,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이 중 절반 정도를 군용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틸그룹은 2026년까지 군용 드론 시장 규모가 6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11월 미군이 드론 MQ-1 프레데터로 예멘의 알카에다 우두머리 알하르티가 탑승한 차량을 폭파하면서 처음으로 공격용으로 사용된 드론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성능과 용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조종 기능 덕분에 아군의 전력 손실이나 공격 진원지가 발각될 염려 없이 ‘핀셋 공격’도 용이하다. 또 드론은 성능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빈국이나 무장단체, 테러조직도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난해 9월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할 때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삼마드 드론은 대당 1000만∼2000만 원 정도다. IS도 2016년 300대 이상의 소형 드론에 수류탄을 장착해 서방 연합군을 공격했다. 댄 게팅거 드론연구센터 국장은 “드론이 글로벌 군사 지형의 판도를 바꾸고 있으며, 미래 전장에서 소형 드론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유비쿼터스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이 드론 수출 주도…MTCR 규정에 묶인 美 =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중국이 드론 전쟁을 전 세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10년간 무장 드론 시장의 발전을 중국이 주도해왔다”고 보도했다. 포린어페어스 분석에 따르면 2011년 이전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장 드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3개에 불과했지만, 2011∼2019년 18개국이 무장 드론을 새롭게 획득했다. 이 중 11개국이 중국으로부터 드론을 수입하면서 중국이 드론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0년대 드론 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식으로 드론 개발을 적극 지원한 덕분이다. 이집트, 미얀마,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주로 권위주의 국가들이 중국에서 무장 드론을 구매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이 무장 드론을 수출한 곳은 프랑스 단 1개국이었다. 포린어페어스는 “2011∼2019년 비민주 국가들이 민주 국가들에 비해 무장 드론을 획득할 가능성이 8배나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미·중 간 드론 수출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규제 차이 때문이다. 미국은 1987년 대량파괴무기 운송수단인 미사일 확산 방지를 위해 서방 7개국과 합의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발목이 잡혀 드론을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 드론도 미사일로 분류되는데, 사거리 300㎞·탄두 500㎏ 이상은 수출이 통제된다. 여기에 미국은 2015년 수입국이 드론을 자국민에 대한 무력 사용 및 감시용으로 쓸 수 없게 한 국제인권 규범을 준수하도록 하는 수출 지침까지 추가했다. 반면 중국은 MTCR 회원국이 아닌 데다 드론 수입국에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UAE 등 미국 동맹국들이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드론을 구매한 이유다.

◇바이든 행정부 선택 주목 속 미·중 경쟁 더욱 치열해질 듯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런 MTCR의 문제점을 인식해 지난 7월 시속 800㎞ 이하의 드론은 수출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런 규정 변경으로 트럼프 정부는 최근 대만과 UAE에 대한 무장 드론 판매 승인을 의회에 보고했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에도 자국산 드론을 구매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무장 드론 판매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과의 드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아제르바이잔에 드론을 판매한 터키 같은 잠재적 경쟁국들도 드론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이런 무장 드론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에 더해 드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들 국가 간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세대 무장 드론은 유인 전투기에 비해 비교적 격추하기 쉽고 기동성이 떨어지며, 자기방어 능력이 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하지만 향후 적의 방어를 압도하는 기술 개발과 군집(swarming) 무인 로봇 발전, 자기방어 능력 제고 등을 통해 무인 로봇은 미래 전장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가 트럼프 정부의 드론 수출 완화 정책을 이어받을지, 이전 정부 시절의 규제를 고수할지에 따라 미·중 드론 경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기존 규제를 유지하면서 민주 국가들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의 절충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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