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과 수직의 선으로 구현한 ‘천지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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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활동’ 서자현 개인전
29일 ~ 내달9일 예술의전당

서자현 작가는 프랑스 파리 네프빌 콩트 고등예술학교(Ecole Superieure D’art Neufville Conte)에서 공부했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홍익대에서 석·박사를 한 후 미국 뉴욕의 나스(NARS)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브루클린에 있는 J&M 스튜디오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지에서 미술을 공부하거나 체험한 이력은 그의 작품 활동에 ‘혼종의 융화’로 나타난다. 다양한 매체로 만든 작업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것은 이 세상, 더 나아가 우주의 진리다.

서 작가의 개인전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Seeing and Being Seen)’은 그가 지향해 온 예술 세계를 담고 있다. 인간이 무언가를 본 후에 얻는 인식이 과연 실체적 진실과 얼마나 거리가 있을지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개인의 경험에 따른 의식 작용, 사회 공동체 안에서의 지식과 권력 등에 따라 어떻게 왜곡이 일어날까. ‘보는’ 인간과 ‘보여지는’ 대상의 실체 사이에 낀 미디어 필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세오컬처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믿음, 소망, 사랑, 천지창조 등 4가지 소주제로 이뤄져 있다. 종교적 모티브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로, 서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선보인다. 하나하나가 독립적이면서 전체적으로 대형 설치작품처럼 보이도록 꾸며졌다.

서 작가 작품 특유의 입체적 사각이 두드러진다.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만든 공간에 물감을 바르고 마스킹 테이프를 붙인 후 다시 물감을 덧바르는 행위로 얻어진 것이다. 수평과 수직이 직각으로 만나는 선은 작가의 종교적 믿음과 정신적 질서를 반영한다. ‘천지창조’(사진) 연작은 그 울림을 도저하게 전한다.

서 작가는 이번에 스트리트댄스 크루 프리즘 무브먼트(FRZM MOVEMENT)와 협업한 영상을 만들었다. 비보이 세계 1위 타이틀을 2번이나 획득했던 홍텐(HONG10) 등이 장르를 넘어 함께 작업했다. 대형 LED 패널을 통해 공개하는 영상은 서 작가의 예술 세계가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사각형뿐만 아니라 원과 삼각 형태가 이번 전시 작품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이 주목된다. 오는 29일부터 12월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제4전시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