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역사… 그 위대한 순간들>유럽투어서 31승 몽고메리… PGA선 단 1승도 못품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콜린 몽고메리(왼쪽)와 필 미켈슨이 2006년 US오픈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각각 보기 퍼트를 실패한 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USGA 홈페이지

1994년·1997년 US오픈 이어
2006년에도 준우승에 머물러
중요한 순간 ‘자충수’로 무너져
PGA챔피언십서도 ‘2위 악몽’

2006년 뉴욕 최남단 대서양과 맞닿은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또다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열렸다. 1926년 개장된 이곳은 US오픈만 무려 10여 차례나 치른 명문 골프장이다. 2006년엔 4라운드 선두가 여러 차례 바뀌는 혼전이 펼쳐졌다. 골프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인 콜린 몽고메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43세가 된 몽고메리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도 있었다. 이때까지 메이저 문턱에서 2위를 차지한 것만 해도 3차례였다.

몽고메리는 첫날 유일한 언더파, 1언더파로 단독선두가 됐다. 하지만 2, 3라운드에서 부진해 5오버파가 됐다. 몽고메리는 4라운드까지 선두인 필 미켈슨(미국) 등에 3타 뒤진 채 출발했다. 4∼5명이 선두가 됐다가 밀려나길 반복했다. 후반 들어 흐름을 탄 몽고메리는 17번 홀에서 50야드 어프로치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행운의 버디까지 챙겼고 미켈슨과 4오버파로 극적인 공동선두가 됐다.

몽고메리는 18번 홀만 잘 넘기면 플레이오프로 갈 수도 있고 잘하면 우승도 가능했다. 바로 앞 조인 호주의 제프 오길비는 5오버파로 4라운드를 마쳤다. 몽고메리는 마지막 홀 페어웨이에서 185야드를 남겨두었다. 몽고메리는 앞 조가 홀 아웃 하기를 기다리면서 마음을 바꿔 들고 있던 6번 아이언을 7번 아이언으로 교체했다.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뼈아픈 패착이었다. 결국 세컨드 샷은 그린 오른쪽 깊은 러프에 빠졌고, 어프로치 샷은 홀을 지나쳤으며, 이후 스리 퍼트로 2타를 잃었다. 순간 몽고메리에겐 메이저에서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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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는 1994년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선 3자 플레이오프를 펼쳤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5년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는 막판 3개 홀 연속 버디로 어렵사리 플레이오프까지 갔지만 역시 준우승에 만족했다. 1997년 메릴랜드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에서도 마지막 날 어니 엘스(남아공)와 공동선두를 달리다가 17번 홀에서 뼈아픈 보기로 고배를 마시고 3번째 메이저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6년 US오픈 역시 몽고메리의 4번째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선두였던 미켈슨 역시 마지막홀을 더블보기로 2타를 잃고 우승을 놓치긴 마찬가지였다. 몽고메리는 끝내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몽고메리는 “43세에도 이런 찬스를 맞은 것도 행운”이라면서도 “우승을 하고 싶었지만 못내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몽고메리는 유럽투어에서는 31승이나 거둔 유럽의 강호였지만, PGA투어에서는 단 1승도 얻지 못했다. 그는 현재 PGA투어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골프역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