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침묵·불통이 레임덕 앞당길 것”

  • 문화일보
  • 입력 2020-11-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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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정치력 부족한 탓에
갈등 정리 못하고 사실상 묵인”
文, 2일 징계위 결과 나온뒤
입장 내고 마무리 행보 전망


‘친(親)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처분의 철회를 요청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속인 법무부 과장들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명령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가세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오는 2일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에야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피하려다 ‘실기(失期)했다’고 평하며,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정권 말기 권력 누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 집행정지 재판이 열리고 법무부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2일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 어떤 식이든 입장을 내놓고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초 어떤 식이든 윤 총장을 잘라내겠다는 데 여권이 뜻을 같이하고, 대신 추 장관이 온갖 비판을 받고 책임을 뒤집어쓰는 모양새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는 문 대통령의 뜻대로 되면서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비겁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갈등을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가기관의 장들이 싸우는 건 사전에 대통령이 차단했어야 한다”며 “정치력의 부족”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임명권자가 정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사실상 묵인과 승인 속에 진행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리더십의 붕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만약 오늘 재판에서 판사가 윤 총장의 직무 복귀를 결정하면 그 순간이 바로 ‘대통령의 레임덕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장관이 밀어붙이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해 윤 총장을 해임시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출범시키는 상황까지 가게 되면, 사실상 레임덕의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온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혼란과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추 장관 뒤에 숨지 말고 국정 책임자로서 정당 대표들과 진정성 있게 서로 의견을 나누자”고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민병기·김유진 기자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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