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충안 나온 빅테크 지급청산권… 한은 여전히 반발

  • 문화일보
  • 입력 2020-11-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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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업무는 금융위서 제외’
윤관석의원 새로 만든案 제시
한은 “청산결제는 제외해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의 전자지급거래 청산기관 관리·감독권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갈등에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중재안이 제시됐지만 사태가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30일 한은은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칙이 개정안에 새로 포함됐지만 초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윤관석 위원장은 27일 빅테크 전자지급거래 청산기관 감독권을 금융위가 갖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빅테크는 고객들의 충전금 등을 내부 처리하며 생길 수 있는 금융시스템 불안을 방지하고, 자금 세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외부 청산기관을 통해 청산해야 한다. 이 청산기관 감독권을 금융위가 맡는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위가 중앙은행 고유의 지급결제업무에 관여한다는 한은의 반발을 고려해 한은과 연계된 금융결제원 업무는 금융위 감독 범위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청산은 경제주체가 신용카드·계좌이체 등으로 대금을 치렀을 때 금융기관들이 최종적으로 주고받을 금액을 계산해 확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현재 소액결제는 하루 동안 발생한 모든 거래를 합산해 최종적으로 주고받을 금액을 더하고 빼 차액만 결제하고 있다. 이 소액결제시스템의 청산기관은 현재 금융결제원이다.

한은은 여전히 강경한 기류다. 한은은 금융결제원에서 이뤄지는 청산결제는 전금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빅테크 역시 종국엔 은행에서 청산결제를 하기 때문에 지금의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관리·감독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불법거래 등을 막기 위한 빅테크 내부 거래 감시는 금융감독 제도를 통해 달성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은 금융위가 이 법을 통해 금융결제원 통제력을 강화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1986년 한은과 시중은행 10곳이 출자해 만든 기관으로 한은이 사원총회 의장기관 역할을 해왔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도 공식 석상에서 “중앙은행 고유 업무를 침해한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금융위 역시 중재안이 마뜩지 않다. 금융결제원은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민법상 감독 권한이 정부부처에 있다. 금융위는 빅테크 청산결제 과정에서 사고가 터지면 한은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부처가 포괄적 감독권을 쥐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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