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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코로나 시대, 교육의 미래를 묻다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01일(火)
VR 고글 쓰고 집중, 교사·학생간 피드백… ‘수업의 뉴노멀’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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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0일 서울 성북구 종암중 별관 생물실에서 진행된 가상현실(VR) 수업에서 학생들이 고글을 끼고 VR에서 풍력발전기를 직접 만들어보고 있다. 김낙중 기자
(上) 교육혁신, 현장을 가다

VR 원격교육 플랫폼 활용 교육
서울 종암·내곡中 등 시범 도입

학생 접속하자 가상교실로 이동
주변 시야 차단돼 집중력 향상
단순 강의 시청보다 만족도↑

VR·AR·AI·블록체인 기술접목
비대면 시대 교육에 필수적 요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교육계는 유례없는 학교 셧다운과 원격수업이란 거대한 변화를 겪었다. 원격수업은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학업부진·학력 격차 등의 과제도 던져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이 보완되는 블렌디드(Blended) 교육이 보편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교육인 에듀테크(Edutech)가 빠질 수 없는 교육의 뉴노멀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문화일보는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3회에 걸쳐 에듀테크가 이뤄지는 학교 현장을 확인하고, 에듀테크 도입으로 기대되는 학교의 변화는 무엇인지 전망해본다.

“EBS 강의만 틀어주고 끝” vs “가상현실(VR) 고글 쓰고, 실시간 쌍방향 소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1개월 넘게 미뤄지면서 지난 4월 사상 유례없는 온라인 개학이 추진됐다. 540만 초·중·고 학생은 학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컴퓨터와 전자기기 등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들었다.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교육 실험’이라고 칭송했지만 원격수업 도입 8개월이 지난 현재, 장밋빛 전망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학부모들은 특히 원격수업으로 교사와 학생 간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상호작용(피드백)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한 원격수업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자료를 보고 학습하는 ‘이러닝(e-learning)’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관련 교육형태가 미래 교육의 초석이 되기 위해서는 ‘쌍방향 수업방식’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VR와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이 교육에 접목되는 일명 에듀테크(Edutech)가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듀테크는 다양한 ICT를 활용해 쌍방향 수업 진행은 물론, 학생 개인별 피드백이 가능해 학습에 대한 흥미 유도와 학습 효율을 높여 비대면 수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에듀테크를 이미 현장에 도입한 학교들이 있다. 이들 학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ICT 기반 교육을 염두에 두고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확충해 원격수업 초기부터 대면 수업에 준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했다. 구글 클래스룸(Classroom), 클래스 도조(ClassDojo), 줌(Zoom), 리마인드(Remind), 에드모도(Edmodo), 페이퍼(paper) 등 다양한 수업 플랫폼을 활용해 학업 성취는 물론 구성원들의 만족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성북구 종암중은 기존 ICT 플랫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VR 기반 수업을 도입했다. 지난달 12일부터 3주간 3학년 2개 학급을 대상으로 과학과 중국어 과목에 대해 VR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 첫날인 12일은 이재덕 과학담당 교사가 ‘과학적 논술·논리적 글쓰기’ 주제로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학생 30명은 학교가 아닌 각자의 집에 흩어져 있었지만, 학교에서 미리 나눠준 VR 고글을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접속 버튼을 누르자 마치 실제 교실에 앉아 있는 듯했다. 친구들은 가상의 그래픽 캐릭터 ‘아바타’로 구현돼 마치 옆자리에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줬다. 처음 VR 기술 기반 원격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신선하다” “재밌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교사는 학생들이 제출한 과학 글쓰기 자료를 가상 교실 칠판에 띄웠다. 공통적으로 많이 범한 실수를 함께 살펴보고 토론하는 시간이었는데, 45분간의 수업은 금세 끝이 났다. 학생들은 “평소 원격수업 때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VR 고글을 끼면 주변 시야가 차단되고 가상의 교실에 띄워진 파일이나 영상만 볼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같은 온라인 수업이라고 해도 집중력이 올라갈 수 있고,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피드백’이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이 교사가 대면 수업으로 ‘풍력발전기 원리와 이해’를 진행했다. 이날도 VR 기술이 활용됐다. 과학실에 모인 28명의 학생은 조별로 풍력 발전기를 직접 만들어봤다. 발전기 제작을 먼저 마친 1조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VR 고글을 끼더니 “불이 들어오는 원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해보자”며 토론을 이어갔다. 이들은 조별 토의실에 올라와 있는 학습자료와 설명 동영상을 VR 고글을 통해 보면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 교사는 “한 공간에 모여 있지만 조별로 진도가 다른데, 서로 기다리지 않고 자기 속도대로 수업할 수 있다”며 “VR 기술을 비롯해 ICT를 활용하면 개별 맞춤형 수업을 하는 게 매우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종암중과 함께 서울시교육청의 VR 원격교육 플랫폼 활용시범 대상에 선정된 서울 서초구 내곡중은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디지털 교육을 준비했다. 교내 무선 와이파이 구축은 물론이고 아이패드, 크롬북 등의 학습 도구 구비와 교사들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위해 학교 컴퓨터 사양을 높였다. 원격수업 초기 동시접속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타학교와 달리 내곡중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인프라 측면에서 문제가 없었다.

현재 내곡중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넘어 ICT를 활용한 개별 맞춤형 학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학교의 진영아 교감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이제는 ICT로 축적된 학생 개별 데이터 활용 방안이나 맞춤형 콘텐츠에 대한 고민으로 방향이 옮겨갔다”며 “VR 수업도 단순히 학생들이 고글을 끼고 몰입감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 맞는 3D 콘텐츠는 어떤 게 있을까 찾아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 종암중과 내곡중의 VR 원격교육 플랫폼 활용 시범 수업 결과를 바탕으로 VR 디바이스 활용 운영 매뉴얼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하반기 공립초등학교 11곳에 거점형 스마트 교사 연구실인 ‘스마트 하지’를 조성한다. 현장 교사들이 인프라 부족으로 에듀테크 수업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실에서 콘텐츠 제작 및 수업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스마트 하지에는 1인 크리에이터 작업 공간과 유사한 스튜디오형 부스와 현장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을 공유할 수 있는 회의실이 꾸려진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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