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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02일(水)
양심선언·공개서한·사의·권고·취소결정… 法治파괴 막은 5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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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화 검사
‘尹 죄 안된다’보고 삭제 폭로

- 조남관 대검차장
秋에 “직무정지 철회를” 호소

- 고기영 법무부 차관
秋보좌 불구 “책임통감” 사의

- 강동범 감찰위원장
‘尹징계 부당’ 만장일치 발표

- 조미연 서울행정법원 판사
“檢중립성 몰각” 尹복귀 결정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상 초유의 직무배제에서 극적으로 복귀한 가운데, 직무복귀까지 긴박했던 상황에서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를 지켜냈던 5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중립 취지에 어긋난다”며 윤 총장의 직무복귀를 결단 내린 조미연 부장판사를 비롯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고기영 법무부 차관 등 최근 윤 총장 사퇴 압박과 징계 및 해임 추진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그래도 잠시나마 제자리를 잡는 과정의 길목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줬다는 평가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 부장판사)가 전날 오후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명령의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윤 총장은 그 즉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동안 법원 주변에서는 이른바 ‘판사 사찰 문건 의혹’이 불거지면서 판사들이 내심 검찰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직무정지 유지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법에 입각한 결정을 내렸다. 조 부장판사는 결정문에서 “윤 총장의 직무배제가 계속될 경우 사실상 해임과 동일한 결과에 이른다”면서 “이런 결과는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검찰총장 임기를 2년 단임으로 정한 검찰청법 등 관련 법령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심리 이후 일각에선 “법원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검사징계위원회 전에 하겠느냐”는 시각도 있었으나, 바로 다음 날 직무복귀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결정에 앞서 강동범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감찰위원들도 긴급회의를 열어 추 장관에게 감찰의 절차적 부당함을 권고했다.

조 부장판사의 결정 이후에는 고 차관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도 뒤늦게 알려졌다. 고 차관은 행정법원 판결이 나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차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고 차관은 주변에 “최근 일련의 사태에 차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결정을 두고 검찰 내에서는 고 차관이 윤 총장의 징계를 심의할 징계위 개최를 막기 위해 사의를 밝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차관은 검사징계법상 징계위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데 추 장관이 징계 청구권자로서 징계위에서 빠지면서 고 차관이 위원장을 맡게 될 상황이었다.

윤 총장을 대신해 총장 직무를 수행 중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추 장관에게 직무집행 정지 처분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하면서 사태를 바로잡고자 했다. 조 차장은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장관의 헌신과 열망이 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어 감히 말씀드린다”며 “장관님이 그토록 열망하는 검찰개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처분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추 장관에게 요청했다. 조 차장은 “저를 포함한 대다수 검사는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 있는 권력이나 죽어 있는 권력이나 차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 공을 높이 세운 것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윤 총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조 차장이 총장대행이었던 만큼 글의 파장이 매우 컸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윤 총장의 직무배제 이유 중 하나였던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 자신이 작성한 ‘윤 총장의 죄가 성립 안 된다’는 보고서의 내용이 삭제됐다고 폭로한 이정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도 큰 역할을 했다. 이 검사는 “‘윤석열 총장 수사의뢰’ 보고서의 ‘판사 사찰은 윤 총장 죄가 안 된다’는 내용을 박은정 감찰담당관이 기록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전날 감찰위원회 회의에서도 “박 담당관이 삭제 지시를 했다”고 면전에서 또 한 번 말했다. 박 담당관은 이 자리에서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이 검사는 “(삭제) 지시하셨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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