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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02일(水)
하루 휴가낸 간호사, 아들 태권도장 보내고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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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게 타버린 아파트 1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군포시 산본동 한 아파트에서 소방관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 4명 사망·7명 부상 군포 아파트 화재 애끓는 사연

결혼 두 달 앞둔 30대 예비신랑
인테리어 공사하다 추락해 숨져


6세 아이를 둔 간호사, 결혼 2개월 앞둔 예비신랑…. 지난 1일 경기 군포시의 한 아파트에서 인테리어 공사 도중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주민과 근로자들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4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화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군포경찰서는 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소방서·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에 나섰다.

1일 오후 4시 35분쯤 군포시 산본동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주민 A(여·35) 씨는 사고 당시 여섯 살 아들을 태권도장에 보내고 집에 혼자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발견된 장소는 건물 엘리베이터 기계실 문 앞으로, 불이 난 뒤 옥상 비상구를 찾다가 화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기계실은 건물 최상층에 있고, 옥상 비상구는 그 아래층에 있었다. A 씨는 인근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센터에 근무하는 간호사로, 이날 몸이 좋지 않아 하루 연차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은 “항상 주위 사람을 먼저 챙기는 책임감이 강한 동료였다”면서 “격무 속에서도 솔선수범하던 와중에 몸이 안 좋아 하루 쉬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A 씨와 함께 엘리베이터 기계실 앞에서 사망자로 발견된 주민 B(여·51) 씨는 이사 온 지 3개월 만에 이 같은 화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B 씨와 함께 집에 있던 아들 C 씨도 화재로 유독가스를 흡입해 중태에 빠졌다. B 씨의 남편은 “직장에 있다가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달려왔는데 아내가 변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상상 못 했다”며 “아들은 외국의 대학을 다니다 군 제대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탓에 복학을 미루고 집에 있던 중 화를 입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불이 난 12층에서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한 근로자 D(32) 씨는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D 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결혼하려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내년으로 날짜를 미뤘다”며 “결혼 준비를 위해 누구보다 착실하게 일했던 아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함께 추락해 사망한 근로자 E(38) 씨 역시 태국에서 먼 타국으로 일하러 온 근로자였다.

이번 화재는 아파트 12층 집에서 5명의 근로자가 낡은 창호 교체 등 내부 수리공사를 하다가 발생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전기난로와 우레탄폼, 시너 등 가연성 공사 자재가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기존 창문을 뜯어낸 상태에서 새로운 창호를 설치하는 작업 과정에서 찬바람이 안으로 들어오다 보니 추위를 막기 위해 전기난로를 가동했다가 불이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옥상의 비상구는 평소 잠겨있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열리는 시스템으로, 이번 화재에서는 정상 작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포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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