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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03일(木)
‘샌더스 키즈’ 美진보의 대표선수로 성장… 중도층 포용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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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 진보그룹 ‘스쿼드’… 떠오르는 4인방

4명 모두 2018년 의회 입성
기후·이민·젠더 문제에 목청
풀뿌리 자금으로 재선 성공
바이든 승리에 결정적 역할

급진적 공약에 지지층 이탈도
낮은 확장성·경력 부족 한계


미국 민주당의 강성 진보 그룹 ‘스쿼드’가 모두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주당 내 진보를 상징하는 세력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인공은 히스패닉이며 미 최연소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31), 소말리아 난민 출신 무슬림 일한 오마(38), 팔레스타인계 무슬림 러시다 털리브(44), 매사추세츠주의 첫 흑인 여성 의원인 아이아나 프레슬리(46) 하원의원이다. 2018년 초선으로 당선된 이들은 지난 2년간 기후·의료보험·이민·젠더 등의 문제에 급진적인 목소리를 내며 의회 내 존재감을 키웠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 이끈 ‘샌더스 키즈들’=AOC를 비롯한 스쿼드 4인방은 70대인 샌더스, 워런 상원의원의 풀뿌리 정치운동과 정책 지향점을 계승해 3040 세대의 젊은 진보를 표방한다. 이들은 샌더스 상원의원과 같이 기업의 정치활동위원회(PAC)나 로비스트 자금을 거부하고 풀뿌리 방식으로 선거 자금을 모았다. 민주당 내 진보 정치단체 정의민주당원(Justice Democrats)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하원에선 히스패닉이자 의회 진보 코커스 공동의장인 라울 그리잘바,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을 발의한 로 카나, 인도계이자 성소수자 자녀를 둔 프라밀라 자야팔 등 정의민주당원의 지지를 받는 또 다른 의원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스쿼드는 소셜미디어로 유권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해 젊은층으로부터 탄탄한 지지세를 확보했다. AOC와 털리브가 속한 미 최대 사회주의 단체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DSA)의 회원 수도 2016년 5000명에서 4년 만에 8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스쿼드는 샌더스, 워런 상원의원의 민주당 대선 경선 탈락에 낙담한 Z세대들의 표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돌리는 데 공을 세웠다. Z세대 사이에선 “C+(바이든)가 F(도널드 트럼프)보다 낫다”는 말이 유행했고 기후변화 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 총기규제 단체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등 진보 성향의 청년 단체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실제로 경합주에서 젊은층의 투표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만큼 스쿼드는 차기 행정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


◇낮은 확장성 등 한계, 민주당 내 권력 투쟁=민주당 내에서 스쿼드 4인방의 급진적인 공약과 행보는 중도 유권자를 포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당내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 경찰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해 온건한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의석이 2년 전보다 감소한 가운데 당 지도부는 스쿼드로 인해 중도 성향의 지지층 표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당선 초반부터 AOC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사무실을 점거한 환경운동가 시위를 지지하며 방문해 논란을 빚었다. 털리브는 “트럼프는 X자식” 발언으로, 오마는 미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 로비 단체를 비난해 당내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젊은 나이와 의정 경력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 승리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권력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스쿼드 의원들이 당선을 넘어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내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정치 공학적 셈법을 거부하는 이들은 타협과 양보를 통해 ‘주고받기식’ 활동을 해온 당내 주류 세력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도 했다. 통상 미 하원에 위계서열이 있고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의정 활동이 이뤄지는데 이를 정면에서 거부한 것.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에게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법사위 간사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은 결국 이들의 비판으로 임기를 마치기로 했다.

◇세 불리며 성장하는 스쿼드, 진보 입지 다진다=기존 스쿼드 4인방인 AOC와 프레슬리, 오마, 털리브의 재선 성공에 이어 올해 하원 선거에서 새로운 스쿼드 구성원들이 당선됐다. 뉴욕 16선거구의 자말 보먼(44)은 16선의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73)을 꺾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의회에 입성한다. 엥겔 의원의 승리를 위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펠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등 당내 거물들이 움직였지만 보먼의 승리로 끝났다. 미주리주에선 코리 부시(44)가 10선의 윌리엄 레이시 클레이 하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클레이 의원은 32년간 재임한 아버지 빌 클레이 전 의원의 뒤를 이어 해당 지역구를 이끌어와 부시는 ‘52년간 이어진 클레이 가문의 정치를 끝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리노이주 3선거구에선 마리 뉴먼이 민주당의 낙태 반대파인 8선의 댄 리핀스키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정의민주당원의 지지를 받았다.

흑인 동성애자 남성 두 명도 의회에 처음으로 입성하며 소수자 정치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뉴욕 17선거구를 대표할 몬데어 존스(33)는 변호사 겸 운동가다. 싱글맘 슬하에서 자란 존스는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비 지원 제도)와 섹션 8(저소득층 대상 임대료 지원 제도)에 의존해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뉴욕 15선거구에서도 아프리카계인 동시에 히스패닉 동성애자 리치 토레스(32)가 당선됐다. 싱글맘의 아들인 토레스는 공공주택에서 자라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의 승리에 대해 “지난 2018년 AOC의 승리가 그저 뜻밖의 행운이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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