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니라해도… 귀 닫고 ‘오기 정치’

진실 외면 ‘文정권의 독선’

윤석열 징계 등 밀어붙이기
상황 꼬이며 악수만 계속 둬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대해 검사들은 물론, 법원과 여론까지 막아서고 있지만 여전히 여권은 막무가내다. 전문가들은 지금 국면을 계속 밀어붙일 경우 정권 차원의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오기(傲氣)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여권 전체가 어느새 윤 총장의 거취가 검찰개혁의 전부가 돼 버린 ‘인지부조화’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역대 정권의 말기적 현상을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며 “고집불통 오기 정치를 계속하면 파멸의 전주곡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미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며 “상황이 꼬이니 악수만 계속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을 임명하며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중징계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윤 총장 징계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법원과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 끼운 첫 단추를 풀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당은 여론을 잘 통제하고 조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며 “윤 총장 해임에 대한 반발과 부정적 여론도 정치적인 선전선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장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싸움은 윤 총장이나 검찰이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며 “우리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국민이 40~50%까지 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하락한 것과 관련, “심기일전해 이 꽉 물고 스크럼 짜고 검찰개혁의 강을 건너면 지지층의 지지율은 다시 회복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