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차 뚜렷…文정부 말기 노정관계 고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을 뽑는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안 나와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하게 됐다.

5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한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투표 최종 집계 결과, 4명의 후보 중 누구도 과반 득표를 못 했다.

기호 3번 양경수 후보가 18만9천309표로 가장 앞섰지만, 득표율은 31.3%에 그쳤다. 이어 기호 1번 김상구 후보(15만9천464표, 26.3%), 2번 이영주 후보(15만6천67표, 25.8%), 4번 이호동 후보(2만1천603표, 3.6%) 순이었다.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는 수석 부위원장, 사무총장 후보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한다. 이번 투표에는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95만7천98명 가운데 60만5천651명이 참여했다.

민주노총 규약은 임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안 나오면 1,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경수 후보와 김상구 후보가 결선 투표에 진출하게 됐다. 결선 투표는 오는 17∼23일 진행된다.

두 후보의 결선 투표 진출로 이번 선거 구도가 더욱 명확해지는 양상이다.

양경수 후보는 사회적 대화보다 투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선거 기간 토론회에서 위원장에 당선되는 즉시 총파업 준비를 하겠다며 내년 11월 3일을 총파업 날짜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상구 후보는 ‘사회적 교섭’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1 노총이 된 민주노총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정부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두 후보는 지지 기반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인 양 후보는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 후보는 정파 구도를 뛰어넘겠다며 산별노조 중심의 조직 운영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결선 투표 결과는 문재인 정부 말기 노정관계에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명환 전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합의안 추인을 못 얻어 지난 7월 사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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