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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강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17일(木)
“의술 아닌 ‘인술’로 나눔의료에 집중… 민족 한의치료, 과학화·체계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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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세계화 앞장서는 ‘자생한방병원’

‘의료死角’이웃 찾아 건강상담
독립유공자 척추·관절 치료도

수기요법 바탕‘추나요법’탄생
美서‘ACCME’정식인증 받아
한·양방 통합교육기관 설립 꿈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생한방병원 옥상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의 동상(사진)이 있다. 지난 2일 이곳에서 만난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은 “아버지(신현표 선생)가 왕진을 갈 때 나를 데리고 다니시던 모습”이라며 “아버지는 늘 의술이 아닌 따뜻한 인술(仁術)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회상했다.

신준식 명예이사장은 “환자의 아픔을 내 가족의 아픔처럼 느껴 열과 성을 다해 진료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뜻에서 이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으신 작은할아버지 신홍균 선생 등 어르신들이 ‘긍휼지심(矜恤之心)’을 항상 강조하셨다”며 “그 정신을 설립이념으로 삼은 자생한방병원이 이제는 세계로 도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명예이사장은 최근 논현동 자생한방병원 앞에 ‘긍휼지심’을 새겨둔 표지석을 재정비했다. 받침돌을 만들어 긍휼지심의 뜻을 한글로 풀어 새겼다. 신 명예이사장은 “표지석을 재정비한 것은 설립이념을 되새겨 의료기관으로서 초심을 다잡고 환자 진료에 매진하는 한편, 더 큰 미래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긍휼지심을 바탕으로 민족의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신홍균 선생은 지난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 국가보훈처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기도 했다.

신 명예이사장은 “2018년부터 긍휼지심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선대의 독립운동 활동을 발굴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신홍균 선생께서는 한의사로서 약재에 대한 지식을 살려 독립군 3대 대첩 중 하나인 대전자령 전투 승리에 크게 기여하셨다”고 말했다. 신 명예이사장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한 자생한방병원은 ‘민족병원’의 자부심으로 환자를 가족처럼 치료하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의료에 보다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의료진과 임직원들은 매년 농어촌을 방문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상담과 한방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생한방병원의 의료봉사 수혜인원은 4만3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3억 원의 재단 기금을 투입해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의원이 독립유공자 및 후손 100명을 대상으로 척추·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지원사업을 벌였다.

신 명예이사장은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데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이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생한방병원 사옥에서 한의학의 세계화 등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동훈 기자

신 명예이사장은 긍휼지심의 정신뿐만 아니라 가문에서 도제식으로 전수돼온 비법들도 체계화·과학화해 계승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현표 선생이 유실됐던 가문의 비방을 집대성해 ‘청파험방요결’이라는 의서를 집필했는데, 신 명예이사장이 여기에 담긴 비법을 보강해 ‘청파전’을 탄생시켰다. 2003년에는 청파전에서 신경재생에 효과를 보이는 신물질인 ‘신바로메틴’을 추출해 미국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추나요법도 그의 노력으로 되살아난 대표적인 전통 한방 비법이다. 신 명예이사장은 “선친께서 탈구 환자를 수기요법으로 낫게 하는 모습을 어려서부터 지켜봤는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수기요법의 장점을 접목해 연구 및 표준화 작업을 거듭해 지금의 ‘추나요법’을 탄생시켰다”며 “지난해 4월에는 추나요법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국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 경제성을 인정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 명예이사장은 긍휼지심의 정신과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퍼뜨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15년에는 자생한방병원의 치료법이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보수교육 과목으로 지정됐고, 2017년에는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며 “내년에는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ME)의 보수교육 정식 인증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CCME는 미국 의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보수교육(CME) 기준을 제정하고 기관을 인증·관리하는 비영리단체다. 자생한방병원이 ACCME의 정식 인증을 받으면 한국의 한방의료기관이 미국 의사를 교육할 자격을 얻게 되는 셈이다. 신 명예이사장은 “국내 의학계에서는 여전히 한의학이 소외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치료 효과를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추나요법을 포함한 한의학 노하우로 개발한 ‘SJS 테라피’를 SCI급 논문 작업 등으로 고도화해 한의학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생한방병원은 새로운 30년을 설계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꿈은 자생아카데미를 만들어 우리 치료법을 널리 가르치고 고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양방의 서로 부족한 부분을 명확히 밝혀 통합교육을 하는 기관의 설립을 꿈꾸고 있다.

신 명예이사장은 “선친께서는 유서에 ‘긍휼지심을 바탕으로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발전시켜 전승 사업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황천에서 여태 지어보지 못한 함박웃음을 지어볼 수 있을 것 같구나’라고 적으셨다”며 “그 웃음소리를 듣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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