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불만에 사법부 압박하며 “법원이 삼권분립 훼손” 한다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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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구개혁TF는 檢특위 전환
기소권만 두고 수사권 폐지 논의
공수처·경찰 견제 사라질 수도

법치주의 무시 오만의 극치 지적

“법원의 정경심 동양대 교수 실형 선고 이후엔 ‘사법개혁’, 윤석열 총장이 복귀하니 ‘검찰개혁’.”

법원의 정경심 교수에 대한 실형 판결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 집행 정지 결정이 나온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제도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추진 중인 사법과 검찰 개혁이 ‘헌법’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려는 민주주의 원리인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여권은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를 강조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주적 통제는 집권세력 맘대로 기존의 법과 제도를 이용하고 다수의 힘을 활용해 새로운 법과 제도를 만들어 권력 유지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법률과 제도에 따라 권력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 집권세력이 민주적 통제 원리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8일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폐지하고 기소권만 남기는 ‘검찰개혁 시즌2’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기존 ‘권력기구개혁 태스크포스(TF)’를 ‘검찰개혁특위’로 전환시켰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28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윤석열 탄핵 찬성론’을 설명하며 “검찰총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은 입법부에 주어진 고유한 견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전날 SNS에 ‘입법으로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완성할 때’란 글을 올렸다. 법치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여권에서는 선출된 권력이 임의적 입법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로 잘못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최근 정 교수의 판결과 윤 총장 징계처분 집행 정지 결정 등은 대한민국에서 ‘3권분립’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지만, 여권에서는 오히려 이를 ‘3권 분립 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제도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권은 “검찰이 공수처의 견제기관”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의 공수처에 대한 견제 기능을 무력화시키며 스스로 모순에 빠진 모습이다. 아직 검경 수사권이 시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 등 검찰이 갖고 있는 6개 분야의 직접수사권도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여권의 삼권분립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을 넘어서 무지한 수준”이라며 “행정부, 입법부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극이 달했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이 같은 행태의 배경과 관련, 김 교수는 “촛불로 탄생한 정권은 뭘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법부가 정치권으로부터 이렇게 공격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장께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계시는데, 사법부 보호를 위해서라도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말했다.

정철순·손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