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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05일(火)
값싸고 환경 살리는 ‘순환골재’ 홀대… 관리기준·법규 개선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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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국제도시 내에서 진행한 ‘랜드마크시티 제1호 체육공원’ 공사 현장에서 공사장 관계자가 도로포장용 설비로 순환골재를 다지고 있다.
천연골재만큼 품질도 좋은데
‘믿을수 없다’ 편견에 사용 적어

‘제품’이라는 법규정 없어 혼란
폐기물 재활용 법령 개정 필요

공공기관만 적용한 의무사용제
민간 건설 현장에도 확대해야


현재 전국 곳곳에서 재개발·재건축·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필수 확보 자원으로 떠오른 것이 골재(骨材)다. 건축 기술이 계속 진보하는 상황 속에서도 건축물 기초 재료로 쓰이는 모래와 자갈을 뜻하는 골재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축물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전국의 강과 바다, 산에선 양질의 천연골재를 채취해 건설 현장으로 공급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골재수급 계획에 따르면 매년 건설공사 등에 사용되는 골재는 2억㎥ 이상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양의 골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산림·하천 훼손과 환경 파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017년엔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모래 채취를 둘러싸고 신속한 추진을 요구하는 건설업계와 생존 터전 파괴를 우려하는 어민들이 극심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경기 분당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가능 연한인 2022년이 다가올수록 국내 골재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골재를 채취하는 데 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만큼 대체 자원으로 떠오른 것이 순환골재다. 순환골재는 건설 현장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廢)토석 등 폐기물을 물리적(파쇄·분쇄) 또는 화학적으로 처리한 후 품질 기준에 적합하게 만든 골재를 말한다.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제품 가격은 천연골재의 60% 수준이다 보니 많이 사용할수록 공사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현장을 중심으로 도로 공사와 주차장 겉흙, 매립시설의 복토 등으로 점차 활용을 늘리고 있지만, ‘폐기물로 만들어 믿을 수 없다’는 편견 때문에 이용 저변이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5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3년 11월 건설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와 순환골재 사용 의무 및 품질 기준 등을 명시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 2005년 1월부터 시행했다. 같은 해 11월엔 순환골재 수요 확대를 위해 의무사용제도도 도입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경우 순환골재 및 순환골재 재활용 제품을 전체 공사 자재의 40%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1㎞ 이상 신설 또는 확장되는 도로공사, 15만㎡ 이상 규모 산업단지 조성공사, 30만㎡ 이상 택지개발 사업 등이 대상이다.

건설 현장에서 갖는 막연한 거부감과 달리 순환골재 품질은 천연골재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한국산업규격(KS)의 순환골재 품질기준 비교표에 따르면, 콘크리트용 굵은 골재 기준으로 순환골재의 절대 건조밀도는 2.5g/㎤ 이상으로 천연골재와 같다. 흡수율(3.0% 이하)과 안정성(12% 이하) 분야도 순환골재와 천연골재의 기준이 같아 시험을 통과해 현장에서 쓰이는 제품 품질은 상호 비교해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와 함께 순환골재의 품질 인증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맡는데, 골재 생산업체의 사업장과 제품을 직접 심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도로공사용 순환골재 인증을 받은 기업은 339개, 콘크리트용 인증을 취득한 기업이 117곳을 기록하는 등 양질의 순환골재 수급 저변도 탄탄해졌다. 그러나 아직 순환골재 활용 비율은 미미한 편이다. 2018년 기준 전국 골재 수요 2억5149만㎥ 중 순환골재 사용 비중은 13.9%(3509만1000㎥)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순환골재의 개념을 재정립하기 위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건설폐기물법상 순환골재가 제품이라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환경부와 대법원 등에서 사안 또는 행위에 따라 순환골재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순환골재에 대한 명확한 관리기준 등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순환골재가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환경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환경부도 법령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순환골재가 민간 건설 현장에서도 널리 사용될 수 있게 건설 폐기물 처리체계를 명확히 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민간 건설 현장의 경우 복잡한 하도급 체제로 공사가 진행돼 건설 폐기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기가 쉽지 않은 데다 처리마저 부실한 상황이다. 또 기존 순환골재 의무사용제도가 공공기관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건설 폐기물 업계에선 “재건축·재개발 등 골재 수요가 많은 민간 건설 현장에 대해 건설공사와 폐기물 처리 용역을 분리 발주, 발주자가 건설 폐기물을 전문 처리업체에 직접 위탁하게 하고 순환골재 의무사용제도를 민간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 의원은 “순환골재가 소중한 자원인데도 법령상 문제로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올 상반기 중 법안을 새롭게 발의할 것”이라며 “순환골재가 제품이라는 명확한 정의뿐만 아니라 지금보다 높은 관리 기준 및 품질 향상 방안·순환골재 의무사용제도 확대에 대한 내용도 법안에 포함시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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