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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M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08일(金)
“휴가지만 밤마다 야구 꿈만 꿔…올해도 ‘최강 NC’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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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이동욱 NC 감독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문화일보 사옥에서 인터뷰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동훈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 이동욱 NC 감독

‘빵’ 터지지 않으면 잘 안따라와
선수가 이해할수 있게 지도해야
김용희 위원장에게 소통 배웠죠

못하는 선수들은 잘할 수 있게
잘하는 선수는 더 잘하게 하는
감독은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

NC주전 모두 기량 뛰어나지만
그 주전을 넘어설 선수도 많아
선의의 경쟁은 항상 좋은 결과


이동욱(47) NC 감독은 올겨울 가장 행복한 야구인이다. NC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을 통틀어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고, NC는 2011년 팀 창단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일 문화일보에서 만난 이 감독은 “우승은 정말 기쁜 일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연고지인 창원에서 우승 행사를 한 번도 하지 못해 아쉽다. 창원 지역을 담당하는 육군 39사단 사단장께서 우승하면 카퍼레이드까지 약속했을 만큼 지역에서 많은 기대를 품었는데,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무명’ 선수 출신. 그는 1997년 롯데에서 데뷔했지만, 7년이 지난 뒤 은퇴했다. 선수 이동욱은 143경기에 출전했고 통산 타율은 0.221(272타수 60안타)에 그친다. 홈런은 모두 5개뿐. 이 감독은 만 30세이던 2004년 당시 롯데 2군 감독이던 김용희(66)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장으로부터 코치 수업을 받았다. 코치 이동욱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했고,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연수하며 배운 노하우를 전수했다. 일과가 끝나면 둘은 토론에 빠지곤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이해할 수 있는 지도가 바람직하고,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선수들은 뭔가 ‘빵’ 터지지 않으면 따라오지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해 김 위원장과 당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분의 가르침 덕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함께 공부한 건, 아직도 잊히질 않는다”고 전했다.


당시 30대 초반인 코치는 거의 없었다. 비록 코치지만, 선수 중에 선배가 여럿 있었다. 이 감독은 “코치였지만 일과를 마친 뒤엔 선배 선수들을 ‘형’이라고 불렀다. 그랬더니 선배 선수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이동욱 코치님, 공 한 번 더 쳐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저는 ‘그렇게 할 테니 똑바로 하세요’라고 받아줬다. 선배들이 이동욱을 후배가 아닌 코치로 존중해주면서 자칫 껄끄러울 수 있는 관계에 신뢰가 쌓였다”고 귀띔했다. 수비 코치는 펑고(수비 연습을 위해 배트로 공을 쳐주는 것)가 주 업무. 그런데 이 감독은 초보 코치였기에 펑고 실력이 모자랐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실내연습장을 찾아 펑고 훈련에 몰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한테 ‘초짜’로 여겨지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가장 치기 어려운 건 내야 플라이볼이었다. 정말 치기 힘들었다. 처음엔 실수가 많았지만, 매일 훈련하다 보니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LG 2군에 코칭스태프로 일했고, NC가 창단되면서 2012년 수비코치로 합류했다. 그리고 김경문(63) 초대 감독에 이어 2018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그래서 NC 선수단의 장단점, 인성, 집안 사정까지 훤히 꿰고 있다. 기술적으론 데이터를 중시한다. 학구파인 이 감독은 연구, 분석이 장기. 코치 시절에도 경기 영상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보며 밤을 보내곤 했다. 그리고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데이터에 빠졌다. 수비를 잘하기 위해선 타구가 많이 날아가는 곳에 미리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서 수비코치 이동욱은 타자별 타구 방향을 파고들었다. 밤새 9개 구단 타자들을 분석, 수비 차트를 만들어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이 감독은 “NC엔 날렵하고 이해력 좋은 선수가 많아 습득이 빨랐다. 야수진이 아웃을 많이 잡으면서 막강한 수비는 장점으로 자리 잡게 됐다. 당시 임선남 데이터팀장과 송민구 매니저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데이터에 눈을 뜨면서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역시 데이터로 파고들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좋은 예. 이 감독은 컨디션이 떨어진 두산의 주포 김재환과 오재일을 상대로 더욱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전개, 사기를 꺾었다. 이 감독은 국내에선 낯선 수비효율(DER)이나 수비력 평가 지표(UZR)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는 “전체적으로 팀을 꾸릴 때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를 제일 많이 고려한다. 조정 득점 생산력(WRC+)도 살펴야 하고, 타순을 짤 때는 출루율도 따진다. 출루해야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서 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팀이 가장 득점을 많이 할 수 있는 타선 조합도 여러 개를 뽑아주고, 저는 이를 종합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그의 리더십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파파 리더십’ ‘소통 리더십’ ‘삼촌 리더십’으로 불린다. 권위를 앞세우지 않고, 선수의 개성을 살리며, 선수와 코치의 말을 경청하기 때문에 붙여진 수식어. 이 감독은 “리더의 덕목 중 으뜸은 존중이다. 존중받으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아랫사람이라고, 선수라고 가벼이 여기면 존중받을 수 없다. 잘하는 선수는 더 잘할 수 있게, 못하는 선수들은 잘할 수 있게 만드는 직업이 감독이다. 제게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시지만 저는 ‘섬김의 리더십’이 좋다. 아랫사람, 선수들을 섬긴다는 자세로 선수단과 계속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누구보다 무명의 설움을 잘 알고 있다. 야구를 못한다고 지적하는 건 기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감독은 “주전이든 후보든, 잘하는 선수든 못하는 선수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면 사기는 저절로 높아진다. 그러다 보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조직은 잘 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NC 감독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주장 양의지(34)는 “감독실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는 선수들이 자주 찾는 ‘메뉴’”라고 전했다. 감독실을 오가다 보면 이 감독과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고, 친분은 두터워진다.

정상에 올랐지만, 공성(攻城)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려운 법. 그래서 이 감독은 쉴 틈이 없다. 이번 달 중순까지 휴가지만, 머릿속은 온통 야구로 가득 차 있다. 다음 시즌 전력을 구성하느라 잠잘 때도 야구 꿈만 골라 꾼다. 그는 휴가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창원으로 가 신인들의 훈련부터 살펴볼 예정이다. 이 감독은 “지금의 전력도 훌륭하지만, 다른 구단이 자원을 수혈하면서 전력을 보강하고 있기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플러스가 없다면 지난해의 기쁨을 다시 누리지 못한다. 내부에서 보탬이 될 자원을 확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NC 주전은 모두 뛰어난 기량을 갖췄지만, 주전을 넘어설 잠재력을 갖춘 선수가 많다. 선의의 경쟁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선수들의 기량을 어떻게 끌어내고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에도 NC가 최강이라는 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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