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동거·이별·재회…달콤한 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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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빛나(여·30)·기츠(27) 부부

저(빛나)와 남편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만났고, 지난해 11월 결혼했습니다. 저는 덴마크에 워킹홀리데이를 갔었습니다. 남편은 그곳 대학 아이스하키 선수였고요. 제가 일하던 레스토랑에 남편도 직원으로 들어왔죠.

2015년 9월 10일. 남편과 처음 만난 날을 잊지 못합니다. 제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날이었어요. 주방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살면서 후광이 비치는 사람을 처음 봤습니다. 잘생겼다, 멋지다가 아니라 정말 반짝거렸습니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어요. “나 일하러 왔는데 웬 요정이 한 명 있어. 그 남자 뒤로 후광이 비쳐”라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그에게 먼저 인사를 했는데 너무나 퉁명스럽게 받아치길래 바로 환상이 깨지긴 했지만요. 정말 얼음 왕자 그 자체였거든요.

그렇게 두 달 반 정도 함께 일하며 서서히 말이 트였고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그 후 잠시라도 떨어지기 싫어 결혼을 약속하고 한국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동거가 시작되자마자 콩깍지가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사니까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6개월을 사는 동안 5개월 반을 싸운 거 같아요. 제가 스물다섯, 기츠가 스물둘일 때였습니다.

둘 다 여렸기에 경제적 어려움도 컸습니다. 겨울에도 보일러를 켤 수 없을 정도로 생활고가 심했습니다. 저희는 이별하고, 각자 삶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갈 무렵 저희는 다시 만났습니다. 그러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또 한 번 같이 살기 시작했어요. 이번에야말로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처음 만났던 코펜하겐에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로를 운명이라 믿으며 사는 저희를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