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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Leadership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1일(月)
이낙연, 품격있는 정치인 이미지…黨대표이후 親文 의식하다 장점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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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차기 대선주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5選 의원·전남지사·국무총리
뛰어난 안정감… 정치감각 탁월
소통·언어적 감수성도 돋보여
중요할때 할 말은 하는 스타일

黨대표 오른후 꼿꼿함 사라져
여권 강성지지층 요구에 부합
MB·박근혜 사면 카드 승부수
독자적인 비전 보여주나 주목


이낙연(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다. 타고난 차분한 성품에 언론인, 정치인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무총리까지 40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체화한 다양한 경험이 이 대표만의 독특한 리더십과 장점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후 특유의 장점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 역시 함께 나온다. 대선 승리로 가는 길에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이 대표가 문 정부와 ‘운명공동체’를 자처한 결과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에서 확인되듯 친문은 이 대표를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치 전문가 5명에게 이 대표 리더십을 물어봤다. 공통적으로 △안정감 △품격과 절제 △정치적 감각 △언어적 감수성 △혁신성·비전 부족 등 5가지를 꼽았다.

◇안정감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안정감”이라며 “국정·행정 경험은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5선 국회의원에 전남지사와 국무총리를 지내고 당 대표까지 하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안정감은 나무랄 데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선돼 내리 4선을 했고, 2016년에는 전남지사가 되면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재임 중에는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내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발탁돼 958일을 재임하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이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업무장악능력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총리 시절 장·차관을 휘어잡아 ‘군기 반장’으로 통했다. 2018년 폐비닐 대란 당시 공개회의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질책한 일은 유명하다.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예비대선’을 치르며 5선 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엘리트 출신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 굳이 요란을 떨지 않아도 되는 게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품격과 절제 = 이 대표는 ‘엄중 낙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신을 잘 절제한다. 다른 정치인에게서는 찾기 쉽지 않은 언행의 품격이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문 정부 인사들의 말은 공격적·분열적인 인상을 주는데, 이 대표는 총리 시절 언어적으로 절제를 잘해서 정치 스타일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고 말했다. 품격과 절제 같은 게 보였다는 설명이다. 당을 맡은 후에도 이 대표는 파트너인 야당에 거친 언사를 쏟아낸 적이 거의 없다. 전임 이해찬 대표가 야당 공격의 선봉을 자처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윤영찬 의원이 포털 사이트 압박 논란을 일으켰을 때 신중한 처신을 당부하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예산심의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 꼭 살려 주십시오’ 절실하게 한 번 해보시라”라고 말하자, “공직자는 항상 말을 골라가며 해야 한다”고 공개 경고를 했다. 절제에서 나오는 신중함 역시 이 대표의 리더십을 대표하는 단어다.

◇정치적 감각 =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는 인지능력과 감수성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성공한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한 책에서 비전·커뮤니케이션 능력·조직능력·야당과의 소통능력·인지능력·감성능력 등 6가지를 중요한 능력으로 소개하며 인지능력과 감수성 측면에서 이 대표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이낙연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정치적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소통능력으로 연결된다. 이 대표는 총리 시절 현장 방문과 주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원도 산불 현장 등에서 위기 상황을 직접 챙기며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당 대표에 취임한 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약이 적지 않았으나 현장 방문은 대부분 코로나19 피해 점검 등 관련 일정이었다. 이 대표는 사람을 만날 때 막걸리를 즐기며 인간적 풍모도 자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적 감수성 = 언론인 출신답게 언어적 감수성이 높은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신 교수는 “총리 시절을 보면 툭툭 치고 나가는 맛이 있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때 ‘공정함에 상처를 입혔다’고 말하지 않았나”고 했다. 이는 언론 감각, 정치 감각이 뛰어난 데서 오는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총리 시절 대정부질문에서 재치 있는 답변을 보여준 게 대표적이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시 주민들이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흔든 장면을 보여주며 ‘태극기 어디 갔어요?’라고 질의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서울 한복판에서 인공기를 휘날릴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조국 전 장관 임명이 논란이 되자 당시 여권에서는 드물게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에 대한 깊은 회의가 국민 사이에 싹텄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연설문을 직접 고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총선 당시 한 후보의 지지 영상을 촬영하면서는 후보자 측이 준비한 원고를 몇 분 만에 다시 써서 읽기도 했다. 짧은 글이어도 대충 하는 법이 없다. 이 대표와 큰 인연이 없어서 어렵게 부탁을 했던 이 후보자는 이 대표가 연설문을 직접 고쳐서 정성스레 홍보 영상을 촬영해 준 데 크게 감동했다.

◇혁신성·비전 부족 = 유권자는 차기 권력이 현재 권력의 부족함을 채워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유권자에게 새로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배 소장은 “혁신성이 떨어지고 비전이 없다”며 “이 대표가 가진 궁극적 한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취임 4년 차를 지나면서 리더십, 국정 운영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대체재로 인식되지 못한다. 문 정부 정책 실현과 계승에 중심을 두면서 자신의 장점이 발휘될 수 있는 여지를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여당 출신 대통령의 존재가 리더십의 공간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기반인 친문 적극 지지층의 눈치를 너무 살폈고, 그 결과 본인의 영역이 매우 좁아져 버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와 달리 이 지사는 찬반이 크게 엇갈리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기본소득과 같은 혁신 의제를 내놓고 있다. 박 대표는 “이해찬 대표와는 결이 다른 줄 알았는데, 법안을 처리하는 모습에서 이낙연다움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새해 들어 던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은 ‘이낙연식 리더십’을 세울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국민 통합’이라는 새 화두를 제시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친문 진영이 강력하게 반대해 이 대표가 한발 물러섰으나, 아직 사면 카드는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통해 ‘친문’이라는 정치적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비전을 가진 정치인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52년 전남 영광 △광주일고, 서울대 법학과 △동아일보 도쿄(東京) 특파원·논설위원·국제부장 △5선 국회의원(16∼19대, 21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전남지사 △국무총리

조성진·손우성·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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