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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2일(火)
비현실적 외교정책, 전문가 배제한채 文·86그룹이 주도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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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5일 서훈(가운데) 국가안보실장이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소회의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 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뉴시스
- 文외교정책 결정 ‘미스터리’

한미동맹·남북관계 등 전분야
측근 위주 집단사고로 정책 펴
“외교관 적폐로 낙인찍어 차단
외교부는 집행하는 부처 불과”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계속 저자세로 대응하며 국제정세와 동떨어진 외교를 지속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과 친북·반미 경험을 공유한 이른바 ‘86그룹’이 전문성 있는 외교 관료들과 전문가들을 주류·적폐로 낙인 찍어 배제하고, 측근그룹 위주의 집단 사고를 통해 정책을 주도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남북관계 등 외교 전 분야에서 오류가 양산되고 있지만, 수정 없이 밀어붙이면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했던 한 원로 인사는 12일 문화일보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은 대부분 콩나물이 익지 않았는데 솥뚜껑을 여니 콩나물 비린내가 확 올라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충직한 참모들과 치열한 토론을 거쳐서 외교·안보 전략을 짜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현 정부와 비교되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 정책은 관료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정부였다”면서 “하지만 현 정부는 관료들의 말을 차단하고 86운동권의 말만 듣고 정책을 밀어붙인다”고 말했다. 국책연구소의 한 박사는 “문 대통령의 생각에 동조하는 전문가 인재 풀이 거의 없다 보니 측근그룹의 조언만 듣게 된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 등 대남 타격용 무기 개발을 공개 지시하고, 노동당 규약개정을 통해 ‘국방력에 의한 조국통일’을 언급하며 남측을 위협했음에도 11일 신년사에서 ‘비대면 남북대화’와 ‘상생 협력’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9월 북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피격사망사건 발생 이틀 뒤 유엔총회 연설에선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조차 “외교·안보 관련 대통령의 언급이나 연설 등에 참모들의 전문적인 조언이 매번 빠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과 구상들이 쏟아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과외 교사로 알려진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등 이른바 ‘연정라인(연세대 정외과 출신)’이 외교·안보 라인의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실세그룹’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당시 자신과 생각을 달리한 서울대 출신 장관들을 ‘배신의 코드’로 간주하고 배척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것뿐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관료 전문성 배제가 아마추어적인 외교 정책으로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틀이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국가 외교 정책 결정 시스템은 물론 관료 전문성 자체를 약화시켰다는 진단도 나온다. 천영우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은 “5년 동안 관료들에게 중요한 업무를 시키지 않는다면 나중에 일을 시키고 싶어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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