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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2일(火)
남·북 극초음속 미사일(HCM) 개발 경쟁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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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상상도. 출처:RAND, Hypersonic Missile Nonproliferation
▲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개발 중인 AGM-183A 공중발사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념도. 미 공군은 B-1B 폭격기에 이 미사일을 탑재할 예정이다. 출처=defpost.com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초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인 아방가르드 미사일을 직접 설명하는 모습.출처: Klemlin 아방가르드
北,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사드 등 한미 방공망 무력화 의도
김정은 8차 당대회서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개발연구 끝내고 시험제작 준비” 선언
정경두 전 국방 지난해 8월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무기 개발 서두르겠다” 밝혀
군 “지휘부 결심하면 극초음속유도탄 신속 개발가능”...ADD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중


북한이 지난 5~7일 진행된 제8차 노동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Hypersonic Cruise Missile) 등 신무기 개발을 공식 천명하면서 동북아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의 등장을 예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일컫는다. 앞서 2020년 8월 5일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은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 기념식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무기 개발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남북 간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경쟁을 본격 점화시킨 셈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이 때문에 상승곡선과 유사한 탄도를 그리면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미사일방어체계(MD)로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의 극초음속 기술 중·러 기술 유입

김 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공식화한 것은 북한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한·미 방공망을 무력화할 만한 ‘게임체인저’ 확보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9일 “신형 탄도로케트(탄도미사일)들에 적용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부) 개발연구를 끝내고 시험 제작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할 것임을 선언했다. 로켓 부스터 추진을 받아 높은 고도로 올라가 부스터에서 분리된 후 대기권 내에서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약 30∼70㎞ 고도에서 마하 5(시속 617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활공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비행 궤적이어서 현존 MD 체계로 요격할 수 없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 항모전단에도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군 안팎에선 극초음속 탄두 개발에 필요한 상당 기술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미 2019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시험 발사에서 마하 6∼7의 속도로 활강 및 상승 비행을 하는 ‘풀업 기동’을 실시한 바 있다. 극초음속 탄두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극초음속 미사일 핵심 기술력 ADD 보유…북한보다 한발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말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다양한 핵 및 대량파괴무기(WMD) 위협을 전략적으로 억제하는 차원에서 극초음속 유도탄 ‘소요 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소요 결정이 나면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국방중기계획에 관련 예산이 반영돼 탐색 개발 과정 등을 거쳐 본격적인 체계개발 단계로 이어진다. 군 관계자는 “상부 또는 지휘부의 결심만 떨어지면 이른 시일 내 개발할 수 있는 핵심 기술력을 ADD가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 “극초음속 유도탄은 현재 우리 유도탄 기술력으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이 ADD의 평가”라고 했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앞으로 우리 군은 정밀유도조종 기능을 갖춘 유도무기, 장사정 및 극초음속 미사일, 고위력 탄두, 한국형 위성항법 체계 등의 기술 개발을 가속해 미사일 전력을 더욱 고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국방부 장관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해 6월 “ADD가 2004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연구를 진행해 성과를 올렸다”며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6월 내놓은 ‘극초음속 무기체계 국제개발동향’이란 자료에 따르면 ADD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액체 램제트(Ram Jet) 추진기관을 개발했다. 램제트는 압축기나 터빈이 없이, 고속으로 불어 넣은 공기를 원통 안에서 압축하고 연료를 분사·점화·연소해 추진력을 얻는 제트 엔진을 말한다. 대부분의 공기 흡입식 제트 엔진과는 다르게, 회전 압축기가 없어 초음속 비행체에 사용된다. ADD는 또 2010∼2012년 극초음속 핵심기술 응용연구를 했고, 2011~2017년 초고속 공기흡입 엔진 특화연구실 설치를 통한 관련 연구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고,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하 5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서울 상공에서 발사하면 250㎞ 떨어진 평양까지 1분 15초가량이면 도달한다.

◆미·중·러 비롯, 세계 10여 개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중

미국·중국·러시아는 최근 탄도미사일과 유사하게 로켓부스터에 실린 뒤 분리 발사되는 형태 등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극초음속 무기는 넓은 의미로 SR-72 등 성층권 중·상부 비행이 가능한 극초음속 항공기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포함할 수 있으나, 통상 마하 5 이상의 속력을 지닌 차세대 정밀타격 미사일을 지칭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Hypersonic Cruise Missile)로 분류한다. HGV는 탄도미사일용 로켓 또는 고고도 항공기를 이용하여 일정 고도까지 상승한 이후 활공비행으로 표적에 돌입한다. 러시아가 2018년 12월 시험에 성공하고 2019년 12월에 배치를 발표한 아방가르드(사거리 6000km, 최대속도 마하 20~27), 미 공군이 지난해 시험에 성공했고 올해 배치예정인 AGM-183A와 2022년까지 개발 완료 목표인 C-HGB, 중국이 시험성공을 주장하며 2019년 열병식에 선보였던 DF-ZF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등에 장착되는 ‘AGM-183A’는 마하 20의 속도로 탄두가 분리되면서 10분 이내 지구상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둥펑-17’도 마하 10의 속도를 낼 수 있고,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변칙 비행이 가능한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HCM은 아음속 대함 및 대지 순항미사일을 대체하는 무기로 초기가속을 위한 부스터와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하여 극초음속에 도달한다. 러시아가 금년 중 전력화를 추진하는 킨잘(사거리 2000∼3000km, 마하 10~12)과 2022년까지 전력화 완료가 예상되는 지르콘(사거리 250∼1000km, 마하 8~9)이 대표적이다. 킨잘은 항공기 탑재용이고 지르콘은 함정에 탑재하는 대함 및 대지 HCM이다. 이들 국가 이외에 인도,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세계 10여 개국들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다양한 사거리와 탄두를 지닌 극초음속 미사일들이 머지않은 시기에 기존의 순항미사일들을 대체하며 전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한다.

◆극초음속미사일 왜 게임체인저인가

현재 전세계 군사 과학기술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극초음속미사일이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일본, 인도와 같은 전통적인 군사 강국들도 뛰어들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교관인 조성진 소령은 ‘국방과 기술’ 1월호에서 “러시아와 중국 극초음속 기술이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러시아와 중국은 극초음속 기술을 미국의 군사력 우위에 대응할 비대칭 전력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며 “미국의 MD 체계 능력을 극복하는 전략적 타격 능력과 미 해군의 막강한 수상함대에 맞서기 위한 전술적 타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러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움직임은 세계 최고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에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기 위한 뚜렷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조 소령은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은 현재 미국이 보유 중인 MD 체계의 틈을 노리고 있다”며 “미국은 이를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사령부 존 하이텐 사령관은 2018년 3월 미 의회 군사위원회에서 미국은 극초음속 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어떠한 수단도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해군 출신인 박주현 박사는 “미국은 지구 반대편에서 전쟁, 분쟁, 테러 발생 시 시간에 민감한 표적(Time Sensitive Target) 또는 긴급대응표적(Time Critical Target)을 신속히 타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며 “WMD 확산으로 인해 선제적 자위권 개념이 채택된 이후에는 무력공격의 ‘급박성’에 대한 판단과 신속한 대응이 군사작전의 핵심요소로 등장했으며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들은 24시간 정찰자산들과 결합해 필요 시 신속한 군사적 조치를 가능케 한다”고 분석했다. 박 박사는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한 수단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며 “러시아의 아방가르드는 미국의 MD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이며, 킨잘과 지르콘은 함정과 육상 기지들에 대한 공격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반접근/지역거부(A2/AD·Anti Access/Area Denial)능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에 구축된 MD망을 돌파하기 위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중국이 개발 중인 내용을 보면 작전지역 내에서 거부를 위한 지역거부(AD)보다는 장거리에서 적의 접근을 막는 반접근(A2)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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