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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5일(金)
양향자 “집권당, 국민상식과 부합하는 정치했는지 치열하게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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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반도체 사진을 배경으로 기술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기업 어려움도 들어야… 당·정·청+경제계 협의체 필요
‘상속세’·‘중대재해법’이 기업활동에 부담되면 안돼

민주당 입당이후 제 키워드는 ‘호남·여성·경제’
경제 어려운 요즘 ‘다시 쓰임 요구받고 있다’고 생각해

4월 재·보궐선거는 대한민국의 커다란 분기점
우리의 사과 진정성 보였다면 결과로 민의 보여주실 것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상속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주식 공매도 금지 등에 대해 당 주류와 다른 소신 있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양 최고위원은 따가운 시선을 느낀다면서도 “집권 여당이라면 기업활동을 하며 겪는 어려움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양 최고위원은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있다”며 “기업과 노동자를 나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예로 들며 노동자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기업에는 과도한 부담이 없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은 “과연 국민 상식과 부합하는 정치를 했는지는 치열하게 반성해 봐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민생과 경제에서 유능함을 보여야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도국가로 가려면 선도국가에 맞는 DNA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여상 출신 첫 삼성그룹 임원을 지냈다.

―상속세 개편을 제안했다.

“상속세는 조세이자, 경제정책이다. 상속세 얘기를 하면 삼성 상속세를 면제해주자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상속세를 다 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정해진 상속세는 납부해야 한다. 그렇지만 상속세를 부의 재분배 문제로만 봐선 안 된다. 상속세는 경제의 역동성, 기업의 영속성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실제 상속을 두 번 하게 되면 회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고, 상속세 때문에 경영권을 포기하고 해외로 나가는 사례를 많이 봤다. 상속세를 포함해 세제 정책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집권 여당이라면 기업활동을 하며 겪는 어려움도 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상속세 문제를 제기했다.”

―상법·공정거래법 등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이 지난해 처리됐다.

“지난해 10월 지도부 비공개 워크숍에서 제 의견을 자세히 설명했다. 기업에서 기술을 다뤘던 사람으로서 기술 탈취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법의 ‘3% 룰’과 관련,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는 대주주만이 아니라 국내외 주주 구분 없이 개별 합산을 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아쉬워하고 노동계에서는 개혁법안이 후퇴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업 출신이라는 점에서 과도하게 비판받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의견을 말하면 ‘기업 편을 든다’고 인식한다. 제가 삼성에서 일한 30년중 임원을 한 기간은 불과 2년여지만, 사람들은 30년 동안 임원을 했다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게 진실로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명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규제 개혁 문제는 어떤 게 있나.

“지난주 당·정·청+경제계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경제계가 한목소리를 내서 이런 걸 이렇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유명한 법언이 있다. 기업인들도 ‘민주당은 반기업 정서가 강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어떤 것이 필요하다면 찾아와서 얘기해야 한다.”

―평소에 과학·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위원 선거 때부터 계속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꿈이 경제 대통령이었고,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을 흔든 게 경제 문제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경제 대통령으로 성공시켜 드리는 게 재집권의 길이다. 한국판 뉴딜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프로젝트인데도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다.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가 이걸 끌고 가는 선수, 감독, 심판, 지원을 모두 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대(大)부처제’를 해야 한다. 기업은 혁신이 필요할 때 부서 간 벽을 싹 없애고 ‘대팀제’를 한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을 이끌어 갈 산업부총리 또는 과학기술부총리가 있어야 한국판 뉴딜을 기획하고 끌어갈 수 있다. 기재부는 그걸 지원하면서 동시에 제대로 집행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양 최고위원은 이 부분에서 선도국가 얘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이 선도국가를 천명했는데, 과감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대한민국에는 선도기업이 있다. 선도기업이 어떻게 했는지를 대한민국이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에 모델이 있는데도 전혀 배우지 않는다면 공허한 말이 될 수 있다. 30년간 1등을 하려면 치팅(커닝)으로 안 된다. 초격차는 실력이 기반이 된다. 또 실력뿐 아니라 철학이 다르다. 선도국가로 가려면 선도국가에 맞는 DNA가 있어야 하고 선도국가에 맞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21대 국회 들어와서 민주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 정치를 하고 있나.

“2017년 5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해 정권을 창출하고 여러 성과를 냈다. 남북화해를 조기에 잘 이끌어냈다. 일본 경제 침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기가 있었지만 국민과 함께 이겨내고 돌파했다. 그렇지만 과연 국민 상식과 부합하는 정치를 했는지는 치열하게 반성해 봐야 한다. 정당은 유능해야 하고 특히 민생과 경제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역량과 자격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럴 때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유능한 경제 정당’을 강조했다. 거기에 맞는 인물로 영입된 것이 아닌가.

“저는 키워드가 호남, 경제, 여성이었다(웃음). 처음에는 호남의 민주당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데 쓰였다. 2012년 대선에서는 여성 표에서 많이 졌었고, 그 후 여성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공감하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경제에 쓰여야 하지 않겠나. 경제가 가장 어려울 때 다시 쓰임을 요구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당규를 개정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반성이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안부 문제를 보자. 피해자가 용서할 때 비로소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과해도 용서받지 못했다면 충분하지 않다. 100번을 해도 부족하다. 우리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지는 국민이 투표를, 선거를 통해서 민의를 보여주실 것이라고 본다. 당의 성인지 감수성을 개선하고 정책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드리면서, 좋은 후보를 내어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용서받은 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궐선거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 이 시점에서 전망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시간이 아직 있다. 현재 나오는 지지율이나 순위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보선은 대한민국의 큰 분기점 혹은 기로가 될 거라고 본다. 역시 유능해야 한다. 정확하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민은 ‘그래도 이 정권이, 이 정당이 기대고 믿을 만하다’는 판단이 섰을 때 돌아온다고 본다.”

―지도부에서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말했다.

“3차 재난지원 패키지가 지난 11일부터 지급되고 있다. 위로금이라는 말을 썼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버텨왔던 국민께 힘을, 위로와 희망을 드려야 한다는 의미다. 선별지원을 하다 보니 사각지대에 있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꽤 많다.”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지적하거나 선거용 지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에 물어봐 달라. 주지 말자는 것인지.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더 정치적이다. 세계적으로 재정 확대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서 부채비율은 충분히 여력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대통령에 대한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호남 대통령에 대한 열망은 꺼지지 않고 있고 저도 그렇다. 이낙연 대표는 소중한 자원이고, 대선까지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만 당 지도부로서 누구 편을 들기는 어렵다.”

양 최고위원은 인터뷰 마지막에 기업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기술로 갈 수밖에 없다. 기술을 중요시하는 민주당이 되고,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고용도 많이 하면서 역동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기업과 노동자를 달리 보는 시각이 너무 불편하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예로 들면,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화학약품이 위험한데 위험한 상태에서 일하면 제품이 제대로 나오겠나. 시스템이 나를 완벽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처벌 강화로는 한계가 있다는 건가.

“그렇다. 대표를 처벌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어떻게 모든 환경을 다 컨트롤 할 수 있겠나. 안전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다. 무조건 면책하자는 게 아니라 의무와 책임을 다하도록 하고 그러고 난 뒤 문제가 생기면 강하게 처벌하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한 노력으로 16조(정부의 사업주 등에 대한 지원 및 보고)가 들어갔는데 너무 부족하다. 기업 편을 들자는 게 아니다. 노동자가 시스템적으로 보호받고 기업이 과도한 부담을 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진·김수현 기자
e-mail 조성진 기자 / 정치부 / 차장 조성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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