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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선규의 사람풍경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15일(金)
“삼시 세끼 걱정, 잠시 스톱”… 두 딸이 밀어주는 ‘사랑의 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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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논바닥에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를 썰매에 태워 빙판을 달리고, 젊은 아빠는 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얼음을 지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약한 세 팀만 이용할 수 있지만, 만국기가 휘날리는 얼음판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꽁꽁 싸맨 몸에선 김이 모락모락 오르고 마스크 밖으로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는 경쾌하다. 경기 양평 강상초 앞 논썰매장 풍경이다.

“삼시 세끼 아이들 밥 해먹인 보람이 있네요. 호호호.”

어린 두 딸이 밀어주는 썰매를 타고 엄마는 마냥 신이 났다. 작은 의자 두 개를 이어 만든 썰매에 앉은 이 순간 엄마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처음에는 엄마가 아이 둘을 태우고 열심히 밀어줬다. 그렇게 몇 바퀴 돌고 나니 다리에 힘이 풀려 엄마가 힘들어하자, 이번에는 려은(10), 하은(8)이가 엄마를 썰매에 태워 신나게 밀어준다.

“순간 울컥했어요.”

아이들과 일 년 내내 집 안에서 ‘지지고 볶으니’ 서로 예민해지고 힘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남편은 더 힘들게 일을 해야 했고 자신이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에 우울할 때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전에는 아이들도 학원에 다니고 각자 할 일이 바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도 코로나19 덕에 같이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감정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애들을 챙겨 외출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아빠, 달려요 달려.”

현택(7)이가 아빠와 함께 썰매를 타며 마음껏 소리친다. 겨울 들어 처음 나온 가족 나들이다. 처음엔 아이만 밀어주던 아빠가 썰매에 올라타더니 아이보다 더 신이 났다. 지친 동심을 달래주러 나왔지만 여기저기서 어른들의 환호성이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집콕’하면서 힘겹고 짜증도 났지만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어 처음 가보는 험한 길도 헤쳐 나올 수 있었다. ‘엄마 한숨은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라는 동요가 논썰매장에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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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김선규 기자 / 사진부 / 부장 김선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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