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인정 판사 고발”…親文, 또 집단공격

- 사법부 때리는‘法위의 세력’

“수사조차 하지 않은 사건에서
성추행범 단정 死者 명예훼손”
신상털이 보다 공격 강도 높여

일각 “朴의혹 檢수사로 결론을”

전날 별건의 재판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판사에 대해 친여권 성향의 한 시민단체가 15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고발에 나섰다.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만 나오면 법관에 대해 ‘신상털이’ 등의 공격에 나서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승목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 조성필 부장판사 등 해당 재판부 판사 전원에 대해 박 전 시장을 성추행범으로 단정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해당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전직 시장 비서실 직원을 성폭행한 또 다른 전 비서실 직원의 준강간치상 혐의 선고공판에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는 판단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신 대표는 “성폭행 사건 재판에서 박 전 시장 사건은 별건”이라며 “수사조차 하지 않은 사건에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범으로 단정해 판결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추행 피해자 A 씨에 대해 “여비서가 (오히려) 박 전 시장을 성추행하는 동영상 등 성추행 고소가 무고라는 차고 넘치는 증거가 있는데 이를 확인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나 여권의 입장에 반하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직접 겨냥한 친문 세력의 공격 강도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광복절 광화문 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정직 징계 집행정지 등을 맡은 법관들에 대해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일부 네티즌은 최근 비용을 모금해 ‘법복 입은 애완견들’ ‘멈춰라 사법살인’ 등의 문구를 전면에 내건 버스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일대에서 운행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법원 판단에서 일부분 확인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등을 통해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세영)는 현재 경찰이 송치한 박 전 시장 사건 수사 기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 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최근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의견서에는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이 돼 형사 처벌은 어렵더라도 명확한 사실관계가 담긴 수사 결과를 공표해 달라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도 해당 사건을 오는 25일 열리는 전원위원회에 회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재연·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