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뜻밖의 윤석열 끌어안기…‘野 잠룡’ 정치행보 사전차단 의도?

  • 문화일보
  • 입력 2021-01-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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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6번째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 “사면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뉴시스


“尹, 文정부 검찰총장” 언급 배경

민심이반·지지율 하락 등 고려
尹 둘러싼 정치적 공방 마무리
정치입지 여권에 묶어두기 의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밝힌 것은 윤 총장이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 에둘러 선을 그으며 윤 총장의 정치 행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며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윤 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찍어내기’ 논란과 원전 수사 등을 진행하는 검찰에 대해 여권의 압박으로 인한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놓고 함께 협력할 관계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부각된 것 같아 국민에게 정말 송구스럽다”고 재차 윤 총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한 뒤 “지금부터라도 법무부와 검찰이 함께 협력해 검찰개혁이라는 대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더 발전시켜나가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는 등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마무리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명한 데에는 차기 대선 구도에서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윤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대표주자’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를 ‘여권’으로 한정지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은 정치인 사면에 부정적이었던 문 대통령의 원칙에 더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사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국민통합’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공약이자 정치적 원칙을 내던지면서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추진할 필요가 있냐는 취지다. “국민 공감대에 토대하지 않는 대통령의 일방적 사면권 행사는 어렵다는 게 시대적 요청”이라고까지 언급한 것은 정치적 상황이나 국민 여론에 큰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사면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언급해 임기 내 사면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통령 선거 즈음 전격적인 사면이 이뤄지거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과 같이 차기 대통령 선거 당선인의 요청을 계기로 사면권을 행사할 뜻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의 감사가 아니다”고,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감사원으로부터 수사기관으로 이첩된 데 따라 수사가 이뤄진 것이지 그 이상으로 정치적 목적의 수사가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탈원전 정책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감사원·검찰 등 권력기관이 맞서는 듯한 모양새를 피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여권에서 이들 기관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것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는 의도도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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