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어두운 겨울에 임기 시작… 하지만 언제나 빛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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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웨어주 고별 연설서 ‘눈물’
팬데믹 극복·통합 메시지 전달

워싱턴서 ‘코로나 희생자’ 추모
취임 당일 與野 지도부와 미사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19일 조 바이든 당선인이 거주지인 델라웨어주를 떠나 워싱턴DC에 입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의식해 “어두운 겨울에 임기를 시작한다”고 고별사를 시작한 바이든 당선인은 “하지만 언제나 빛은 있다”며 팬데믹 극복과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취임식을 위해 워싱턴DC로 떠나기 전 델라웨어주 뉴캐슬 주방위군 사령부 앞에서 고별 연설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설에서 “나는 항상 델라웨어주의 아들이 될 것”이라면서 “내가 죽으면, 델라웨어를 내 가슴에 새길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또 바이든 당선인은 2015년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보를 언급하면서 “지금 유일하게 애석한 것은 그가 여기에 없다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태어났지만 10세 때 부친의 실직으로 델라웨어주로 이사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살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종적 통합 메시지도 내놓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로스쿨에서 공부하던 나는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세상을 떠날 때 이곳으로 돌아왔다”며 “지난 2009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일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갔었고, 이번에 가서도 아시아계 흑인 여성(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바이든 당선인은 안전상의 우려로 평소 애용하던 암트랙 열차 대신 비행기를 이용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워싱턴에 도착한 바이든 당선인은 링컨 기념관 앞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해 “기억하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그것이 우리가 치유하는 방식”이라며 “국가가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 앞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로 입성한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당일인 20일에도 ‘통합’ 일정을 이어간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두 번째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당선인은 다음 날 오전 백악관 북쪽에 위치한 세인트매슈스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석한다. 미사에는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초청됐다. 여야 지도부와 나란히 미사에 참석하는 모습을 통해 단합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그는 이어 의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 연설을 통해 국정 청사진을 제시한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앞서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사에 대해 “국가 발전과 통합에 대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 베딩필드 차기 공보국장도 “지난 4년간의 분열과 증오를 뒤로하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신분으로 바뀐 바이든 당선인은 이후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 뒤 가상 퍼레이드를 통해 백악관에 입성, 대통령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현지언론은 이날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12명의 주방위군 요원이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들 요원과 극우 단체 및 우익 민병대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