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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22일(金)
洪, 총리 질책 하루만에… 나랏빚·재정 등 조목조목 문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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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제’ 입장문

“제도화할 방안 찾겠다”면서도
“국가채무 증가 속도 경계하고
재원은 감당 가능한지 짚어야”
‘곳간지기’ 내세워 사실상 저항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작심하고 발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업제한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법제화에 대해서다. ‘가지 않은 길’이라며 여지를 남겨놓은 표현 속에는 국가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 깊게 배어 있다. 수차례 사표를 썼던 경제수장으로서 마지막 소신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구나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손실보상 법제화’를 주장한 상황에서 홍 부총리는 현 국가채무 상황 등을 설명하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뉘앙스를 담았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는 말에 사실상 저항의 의미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파장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SNS에 “국가의 영업제한 조치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제도화 방안이 무엇인지 부처 간, 당정 간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지혜를 모으겠다”면서도 “과도한 국가채무는 우리 아이들 세대의 부담이고 나중을 위해 가능하다면 재정 여력을 조금이라도 축적하는 것도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지만, 혹여나 입법적 제도화와 관련해 재정 당국으로서 어려움과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 조율하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나가겠다”라고도 했다. 홍 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곳간지기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특히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있다”며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지켜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들의 시각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적었다. 실제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르면, 매년 24조7000억 원씩 4년간 총 98조8000억 원의 재원이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에 소요된다. 이는 올해 총 예산(558조 원)의 17.7%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올해 국가채무는 1000조 원을 넘어 110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적자 재정 부담을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재정 운용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손실보상 지원 대상 선정과 보상비 산정 방식 등 구체적 기준을 법으로 규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홍 부총리도 이날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소요 재원은 어느 정도 되고 감당은 가능한지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 당국으로서 의당 해야 할 소명”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의 특성상 소득을 과소신고하거나 감추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매출 피해 규모를 책정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코로나19를 원인으로 단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이 맞는지 등 인과 관계 규명도 쉽지 않다. 재정 집행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때마다 탈락한 사람들의 불만이 나왔는데, 법으로 대상이 규정된다면 형평성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3차 지원금까지 지급된 상태에서 손실보상제를 꺼내 드는 것 자체가 정치논리에 기댄 ‘사후약방문’이란 지적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차 지원금까지 지급한 상태에서 손실보상을 주장하는 것은 주먹구구식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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