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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25일(月)
목돈마련 ‘매력’ vs 수익창출 ‘동력’… 뮤지션·IP기업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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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커지는 ‘저작권 거래’ 시장

밥 딜런, 600곡 3억달러에 팔아
샤키라·메탈리카·닐 영도 계약

국내선 이선희·임재범·임창정…
코로나로 공연 시장 축소되자
복잡한 권리관계 정리 현금화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의 노래에 대한 판권이 잇따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저작권을 비롯해 그 저작물의 이용, 복제, 판매 등에 따른 이익을 독점할 권리를 뜻하는 판권은 사후(死後) 70년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더없이 안정적이고 훌륭한 상속 재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 뮤지션이 부른 명곡들의 판권이 매물로 나오는 것은, 복잡한 권리관계를 정리해 이를 현금화하려는 의도 외에도 무형의 판권을 거액에 사겠다는 지식재산권(IP) 금융기업들이 하나둘 등장하는 등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포크록 가수 밥 딜런은 지난해 말 약 60년 동안 작곡한 노래 600여 곡을 유니버설 뮤직 그룹에 매각했다. 또한 그래미를 석권한 ‘라틴 팝의 여왕’ 샤키라와 헤비메탈의 전설인 메탈리카 외에 닐 영, 스티비 닉스 등도 최근 여러 기업에 판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계약 조건 및 매각 대금은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딜런이 판권 양도 대가로 2억∼3억 달러 정도를 받았다고 추측하고 있다. 이는 딜런이 모든 노래를 작사, 작곡, 편곡까지 도맡아 노래에 대한 대부분의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거래된 메탈리카의 판권은 명반 ‘블랙 앨범’에 국한되며, 그 주체도 메탈리카가 아닌 음반 제작자인 밥 록이었다. 그는 제작자로서 일정 지분의 저작권을 갖고 그동안 음원 판매 및 공연에서의 사용, 재가공 등에 따른 저작권료 및 저작인접권료를 받아왔는데 자신이 보유한 권리를 매각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저작권 거래 시장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2018년 론칭된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는 현재 5000곡 정도의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을 보유한 싱어송라이터 외에도 신사동호랭이, 이단옆차기, 하광훈, 윤상 등 유명 작곡가들이 참여했고, 대중도 주식 매매 형식으로 특정 노래의 저작권을 일부 보유할 수 있다. 22일 기준,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저작권은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임창정의 ‘소주 한잔’, 소찬휘의 ‘티어스’ 등이며 유명 K-팝 그룹인 트와이스의 ‘우아하게’, 워너원의 ‘뷰티풀’의 저작권도 거래 대상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이처럼 저작권 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무형자산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고, IP 금융에 대한 관심도 커져 이를 전문적으로 매입·관리하는 회사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즉, 저작권을 “사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있으니 “팔겠다”고 내놓는 뮤지션도 있다는 의미다.

영국 투자회사 힙노시스 송스 펀드 유한회사(힙노시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거액을 주고 샤키라, 메탈리카의 판권을 산 회사다. 캐나다의 전직 음악 매니저인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지난 2018년 설립한 이 회사는 이미 저스틴 비버, 비욘세, 리애나 등 유명 뮤지션들의 노래 5만7000여 곡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이 밥 딜런의 노래 전체 판권을 확보한 것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뮤직카우 정현경 대표는 “그들이 수백∼수천억 원을 주고 공격적으로 판권을 사들이는 이유는, 그 노래들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창출되는 부가가치 수익률이 통상 10%를 넘기 때문”이라며 “해외에서는 이런 자산을 가진 펀드 회사들이 직접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가정하기 때문에 앞다퉈 이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IP 금융에 대한 인식이 점차 제고되고 있어 향후 국내에서도 저작권이나 판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뮤지션 입장에서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연 시장 축소가 이를 부추겼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월드투어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뮤지션들이 공연을 열고, 무대에 설 기회가 사라지며 판권 매매를 통해 안정적인 부를 축적하려는 경향이 커진 셈이다.

게다가 저작권료가 매달 정산되는 반면, 힙노시스와 뮤직카우와 같은 회사들은 해당 노래가 지금껏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뮤지션의 기대수명과 사후 70년간 받을 수 있는 저작권료를 포함한 가치를 매겨 목돈을 안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공연 환경 속에서 뮤지션들에게 더 없이 매력적인 제안이라는 의미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라이브 콘서트 수입이 끊긴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자신의 노래 판권을 스트리밍 음악 투자 업체에 잇따라 넘기고 있다”고 분석했고, 미국 블룸버그는 “음악과 관련된 판권 사업은 다른 사업보다 수익성이 높다”면서 “콘텐츠를 소유하게 된 회사는 이 노래를 사용할 때 뮤지션들에게 더 이상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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