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銀 ‘2020 실질 GDP’ 발표

코로나 충격에 민간소비 5% ↓
수출2.5% 줄어 31년만에 최저

2020년 한국 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정부 재정으로 그나마 버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 성장률이 -1.0%를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재정지출로 큰 폭의 역성장을 방어했다. 지난해 정부소비는 전년 대비 5.0%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5.0% 줄어 1998년(-11.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초기 당시 글로벌 봉쇄 조치가 잇따르면서 수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1989년(-3.7%) 이후 3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0.1% 줄었으나 설비투자는 6.8%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속해서 둔화하던 성장률 추이에 코로나19라는 외부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장률은 2017년 3.2%에서 2018년 2.9%로 줄어든 뒤 2019년에는 2.0%까지 낮아진 바 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018∼2019년에 걸쳐 건설 및 설비투자 조정이 있었고 반도체 경기도 좋지 않았다”며 “2019년 4분기쯤 민간 성장 모멘텀이 살아나는 듯하다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분기성장률은 1.1%를 나타냈다.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3분기(2.1%) 성장률과 비교해 소폭 둔화했다.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 3차 충격이 지난해 11∼12월 집중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