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신고자 “법무부 허위사실 법적책임 묻겠다”

- 당정 기밀유출로 몰자 “수사기록 통째로 넘긴적 없어” 정면반박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확인땐
관련자 민형사 책임 추궁할 것”

권익위, 金사건 공수처 의뢰검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폭로한 공익신고자가 26일 법무부 고위 간부와 여권의 “수사기밀 유출 혐의로 고발을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형법상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신고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반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관련 수사기록을 통째로 넘긴 사실이 전혀 없다”면서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시 허위사실유포를 포함한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회의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한 모든 공익신고서는 권익위 홈페이지 게시 양식에 따라 공익신고 취지와 이유, 증거자료 중 일부를 스캔하거나 사본하였을 뿐”이라며 “2000쪽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통째로 넘긴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차 본부장은 지난 20일과 25일 각각 신문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민감한 수사 자료들이 공익제보라는 이름하에 특정 정당에 유출됐다” “수사 관련자가 민감한 수사 기록들을 통째로 특정 정당에 넘겼다” 등이라고 주장했다.

공익신고자는 공익신고 신고처로 국회의원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애초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라인(측근)들이 맡았었다”며 “그렇다고 경찰에 이 사건을 맡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했다. 긴 고민 끝에 국회의원을 통해 공익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공익신고자의 설명이다.

공익신고자는 전날 권익위에 보호조치를 요청하면서 수신자로 차 본부장 외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장관 후보자, 법무부 감찰관을 적시했다. 공익신고자는 “불이익조치 권한이 있는 분들과 감찰 주체에 대해 권익위 조치가 필요해 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위 공익제보 여부의 문제나 수사자료 유출의 문제, 출국에 대한 배후세력까지 포함해 장관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제23조 1항에선 공익신고자 등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불이익조치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권익위는 이날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최근 해당 사건 공익신고자가 보호 신청을 했고, 현재 신고자 면담 등 관련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검토 중”이라며 “조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 법령에 따라 신고자 보호조치와 공수처 수사 의뢰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