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피트니스 대회 우승후 프러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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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인(36)·김나리(여·34) 부부

우리 부부는 2013년 3월 여느 커플처럼 소개팅을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저(나리)는 평소 아담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남자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을 처음 봤을 때 내심 미소 지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두세 번 더 만났지만, 남편이 계속 소극적인 데다 심지어 약속에 늦기까지 해 연락을 끊었습니다. 남편은 제가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건네야 할지 몰라 대화에 소극적이었다더군요. 남편은 기회를 달라며 끈질기게 연락했습니다. 저는 마음을 고쳐먹고, 3번 정도 더 만났습니다. 이후 남편의 고백으로 사귀게 됐습니다.

연애 시작 후 3년, 권태기가 찾아왔습니다. 결국, 헤어졌죠. 2년 동안 소식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어느 날 남편 친구가 전화해왔습니다. 그러고는 남편을 바꿔줬죠. 서로 안부를 물었습니다. 처음 소개팅했던 레스토랑에서 재회했습니다. 그 순간 저도 알 수 없는 감정에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그리움+반가움+그동안 잘 지냈는지 하는 걱정+눈으로 직접 본 뒤의 안도감’ 등의 감정이 뒤섞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둘은 ‘이러다 또 못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결혼도 약속했습니다.

저는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해 환상적인 몸매로 우승하고, 프러포즈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후 3개월 동안 고구마와 단호박, 닭가슴살만 먹었습니다. 평일에는 하루 3시간, 주말에는 6시간 동안 운동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남편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냈습니다. 저는 4개 종목에 출전해 2개 종목은 1위, 다른 2개 종목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회장 포토존에서 남편에게 트로피를 건네면서 “나랑 결혼해 줄래?”라며 프러포즈했고, 지난해 11월 7일 결혼했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