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은 출석체크일 뿐” “담임전화도 못받아봤다”

학부모 등 ‘온라인강의’ 불만
교원간 디지털 역량 차이 여전
‘학습 양극화 해소 필요’ 지적

서울 송파구 C 초등학교 4학년생 A 군은 지난해 내내 원격수업 시간에 동영상 소리를 줄여놓고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다. 맞벌이하는 아빠와 엄마의 학습지도가 불가능해 혼자서 시간을 보낸 탓이다. 방송에서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나와 쌍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한다고 홍보하지만, 학교에서는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점검이 없었다.

A 군의 학부모 이모 씨는 “원격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담임교사로부터 전화 한 통 받은 적 없다”며 “사실상 공부는 학원과 인공지능(AI) 학습 서비스로 하고, 운동은 태권도 학원에 가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6일 발표한 ‘2021년 교육부 업무계획’에서 올해 핵심추진 과제로 ‘원격수업의 질 제고’를 꼽고, 관련 규제 완화 및 지원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일선 교육현장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현재 원격수업은 사실상 출석체크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학습결손 대안인 원격수업 강화가 방향은 맞더라도 현실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교육현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교사들이 원격수업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해 교육방송 인터넷 강의식 일방적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원격교육 기본법제정 추진 △1급 자격연수 과정에서 원격수업 교육 △전체 교원의 원격수업 역량 제고 등에 나설 방침이지만 현실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원격수업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로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교육부의 업무보고에서는 추진성과와 평가항목 중 ‘미흡한 점’으로 “체계적인 원격수업 및 교육격차 해소 한계”를 꼽았다.

교육부는 “사전준비 부족, 기존 수업방식 적용, 교원 간 디지털 역량 차이로 원활한 수업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능력 등 차이에 따른 교육격차가 심화할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고 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