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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26일(火)
수차례 소신 접었던 ‘홍두사미’… 이번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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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풍파 헤치고 돌파력 발휘”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서 당부


여권의 압박에 수차례 경제수장으로서 소신을 접으며 ‘홍두사미’라고까지 불렸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영업 손실보상제’ 만큼은 소신을 관철할 수 있을까.

각종 재정 출혈 정책을 여당이 주도하고, 대통령이 지시하면, 기재부가 수용하는 행태가 반복되는 배경엔 문재인 정부가 경제 테크노크라트(전문기술을 갖춘 관료)의 의견보단 포퓰리즘에 기댄 재정 살포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나라 곳간지기로서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기엔 그의 운신 폭이 너무 좁다는 평가다.

홍 부총리는 26일 국무회의에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부총리 협의회에서 만났다. 지난 22일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손실보상 법제화에 우려를 표명한 뒤 첫 만남이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손실보상 제도화는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계부처 간 충분한 협의 하에 검토하되, 현장의 의견을 세심히 살펴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와 홍 부총리는 이날 협의회에서 내각이 원팀이 되어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결국 홍 부총리가 곳간지기로서 재정건전성 사수보다 여권의 각종 포퓰리즘성 대책에 대한 재정 집행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만큼은 홍 부총리가 경제수장으로서 최소한의 강단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있다. 그는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재부가 풍파를 헤치고 선도에 서서 위기 극복과 포용, 경제 회복과 반등을 꼭 이루어낸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에 상응한 돌파력과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소속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기재부 한 간부는 “보통 확대간부회의에서 의지와 책임을 강조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좀 결연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해당 회의에서 세법 개정안과 데이터기본법 등을 2월 임시국회 입법 과제로 언급하면서 손실보상법이 포함된 ‘상생연대3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문 대통령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의 선택 폭은 좁아지게 됐다. 문 대통령이 25일 보건복지부 등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달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재정 부담이 큰 경제 정책을 민주당이 주도하고, 대통령이 지시하면, 기재부가 끝내 수용하는 형태가 반복되는 셈이다. 더구나 문 대통령이 손실보상제 주무 부처를 중기부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기재부가 소외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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