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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26일(火)
법치 신뢰 망가뜨릴 법무부 장·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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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

2010년대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정의론’ 강의를 통해 정의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정의란 무엇인가’ 주제의 강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기도 했다. 영어로 정의는 저스티스(justice)인데, ‘저스(jus)’는 라틴어로 법이나 권리를 말한다.

저스티스라는 용어는 형사사법에서 사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법무부의 영어 명칭에도 저스티스가 들어간다. 이렇게 정의라고 하는 용어는 법이나 사법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정의는 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이 바로 정의가 되는 건 아니다. 법이 정당성이나 공정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악법이 돼 법치를 훼손하게 된다. 정당한 법의 존재만이 법치국가를 실현할 수 있다.

정부조직법 제32조에 규정된 법무부는 행정부 내에서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정부조직법에 규정된 법무부의 사무를 보면 형사사법과 관련된 업무들이 주를 이룬다. 곧, 형사사법의 업무를 수행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치를 통해 사회정의를 실현하고자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이다.

형사사법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에서 그 수장인 장관이나 장관을 보좌하는 차관은 행정부의 어떤 기관의 장보다 투철한 준법 의식과 법치 실현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역대 정권에서 국민에게 각인될 만큼 소명 의식을 갖고 법무부 장관이나 차관직을 수행한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번 정권에서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법무행정의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은 정의에 입각해 뚜렷하고 확고한 준법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언론 보도에서 보듯이 과거의 여러 의혹으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박 후보는 국회 패스트트랙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형사피고인의 신분으로 법원 출석을 앞두고 있다. 또, 박 후보는 다른 사건에서 명예훼손·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당했으며, 그 밖에 이해충돌이나 최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묵인 의혹 등이 제기되는 등 도덕성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그런가 하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취임 전에 있었던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서 수사 관련 의혹을 받으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사건 당시 변호사 신분이던 이 차관은 현행범임에도 조사를 받지 않았고 이후에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형사사법의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차관으로서 법 준수의 소명 의식을 갖고 그 직을 수행하려면 철저하게 수사 받아야 한다. 수사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법무행정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

법무행정을 책임져야 할 수장에게는 준법 의식과 정의 관념이 무엇보다도 엄격하게 요구된다. 형사사법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부서의 장관과 차관이 갖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는 자체가 국가의 법무행정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킨다. 법무부는 준법을 불신받는 장관과 차관으로 인해 직무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법의 내용도 정의로워야 하지만, 법의 집행도, 이를 담당하는 사람도 정의로워야 법치가 실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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