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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21년 01월 28일(木)
‘집콕’과 엥겔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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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코로나19로 가정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당장 외출 자제로 집에서 지내는 ‘집콕’이 일상화했다.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집밥족 증가로 음식과 식자재 배달 역시 크게 늘었다. 아파트 단지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배송 차량들이 드나든다. 새벽에도 배달하는 마켓컬리 같은 업체는 배송 박스에 ‘오늘 놓친 한 끼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를 유혹한다.

외식업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가 흥미롭다. 300개 외식업체의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전년보다 16.5% 줄었지만, 배달 비중이 높은 업체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내용이다. 100% 배달만 하는 업체는 11.0%, 배달 비중이 90∼99%인 곳은 5.0%, 50∼89%인 곳은 2.8% 각각 증가했다. 방문 판매는 줄어도 배달 판매는 증가한다는 새로운 트렌드가 드러난다.

가계의 소비 지출에서 식료품비와 비주류 음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지수가 지난해에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엥겔지수는 12.8%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재택근무 증가 등 세태를 반영한다. 식탁 물가 급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소득이 늘면 엥겔지수는 낮아진다. 문화·오락 등 서비스 지출이 늘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1970년대 30%대에서 대체로 하락 추세였는데 지난해 역전됐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하면 평균소비성향은 감소한다. 한계소비성향도 그렇다. 늘어난 소득을 다 쓰지 않기 때문에 소비와 함께 저축도 증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득계층별로 소비 변화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의 평균소비성향은 고소득층보다 높지만, 소비 절대액이나 지출 여력은 고소득층일수록 크다. 정부가 소비를 늘리려면 계층별로 접근 방식을 강구해야 한다. 고소득층에겐 개별소비세 인하·폐지 같은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1인 가구와 함께 집밥·배달이 느는 트렌드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집콕으로 과체중·비만 어린이가 증가했다고 한다. 어른도 다를 게 없다. 일단 집 밖 활동이 자유로워져야 소비든 건강이든 풀릴 수 있다. 정부는 2월부터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 올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늦었지만 그렇게라도 일상이 정상화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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