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산업화 시대 낡은 법·제도, 신사업에 걸림돌”

■ 7년임기 만료 앞두고 여당과 정책간담회

“산업융합촉진법 등 입법되길”

민주당 “과감한 규제혁신”화답
“20개 건의과제중 18개 추진중”

‘규제 개혁 전도사’로 통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임기 막판까지 규제 개혁을 정치권에 당부한 것은 혁신을 저해하는 법제들이 그만큼 산적해 산업의 신진대사를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이날 여당이 간담회에서 규제혁신 입법의 집중 처리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기업인 환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발언’이 아닌지 의구심을 보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소감과 함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의 조속한 입법을 여당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8월 전임 회장이었던 손경식 CJ 회장의 중도 퇴임으로 바통을 이어받아 7년 넘게 회장 자리를 지켜왔다. 박 회장은 오는 3월 말 퇴임을 앞두고 있으며, 후임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박 회장은 “지금 우리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새로운 성장 원천과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들이 신사업을 활발히 일으켜야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낡은 법과 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32건의 혁신입법 과제를 우선 건의 드린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산업융합촉진법, 국가공간정보기본법 같은 영향력이 큰 중요 법안들은 꼭 입법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회장은 민주당에 △장기 미처리 법안 처리 △법과 제도 혁신 △샌드박스 혁신법안 조속 처리 △적극 행정 장려 등 4가지 유형의 입법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 열리는 2월 국회에서 규제혁신 입법을 집중 처리하겠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대한상의가 예전에 건의했던 20개 건의과제 중 18개 과제가 추진 중이며, 2개 과제는 수용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2018년에 도입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개선하고, 신산업·신기술 육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당이 규제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은 하지만, 이미 올해 초부터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친 각종 규제 법안들이 속속 국회를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