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의 인문학>“다양한 필진의 테마, 결국 ‘인간은 타자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문제로 수렴”

  • 문화일보
  • 입력 2021-02-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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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김현영의 시리즈 평가

“팬데믹 시대의 변화를 ‘인문학’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것이 새로웠다. 소설가·학자·건축가 등 다양한 필진이 참여해 폭넓은 ‘프레임’ 안으로 독자를 초대했다.”

코로나 시대의 위기를 ‘돌봄노동의 위기’이자 ‘여성의 위기’로 규정한 ‘산업혁명 넘어 돌봄혁명으로’를 쓴 여성학자 권김현영(사진)은 ‘팬데믹 시대의 인문학-새로운 일상의 탄생’ 시리즈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시리즈 전반부가 종교나 사랑 같은 추상적인 질문을 사유했다면 후반부는 사생활·식물·공간 등 구체적 키워드를 통해 ‘팬데믹 이전의 일상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가’를 확인시켰다”며 “다른 분야의 필진이 각자의 지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쳤는데 공통적으로 ‘우리는 누구인가’ ‘인간은 타자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등 인간성의 문제로 수렴된 것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권김현영은 돌봄혁명에 대한 글을 쓰며 성장 중심의 근대적 세계관을 재검토하는 작업에 특히 신경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는 “팬데믹은 인간이 발전주의적 세계관이 상정하는 ‘독자적 개별자’가 아니라 ‘취약성에 노출된 존재’라는 것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여성의 돌봄노동을 천연자원처럼 착취한 가부장제에서 탈피해 ‘모두가 참여하는’ 돌봄혁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빅데이터의 적극적 활용으로 정책 수립의 합리성이 높아진 것은 팬데믹 시대의 수확이라고 했다. 그는 “거리두기 지침을 예로 들면,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때 구체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해야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전통과 관행이 아니라 ‘증거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시스템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김현영은 앞으로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뒤따라야 할 주제로 ‘디지털 성(性) 착취’를 지목했다. 그는 “최근 여성 인공지능(AI) 캐릭터 ‘이루다’의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디지털 사회의 성 착취를 어떤 윤리적 규범으로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생명과 기계를 아우르는 윤리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입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문화일보·도서관 길위의 인문학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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