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합니다>무엇이든 알아서 척척… 성적표도 모두 ‘매우 잘함’ 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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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윤재

우리 윤재는 태어나자마자 3일 만에 우리 집으로 와서 할머니·할아버지 손에서 네 살까지 컸습니다. 모든 할머니·할아버지가 그렇듯이 첫 손주여서 남다른 애착이 있어요. 딸 부부가 맞벌이라 돌볼 상황이 아니어서 24시간 365일을 한 몸처럼 같이 지냈어요. 함께 놀아주고 책 읽어주고 맛있는 것도 해서 먹이고… 그렇게 부대끼면서 힘든 육아를 했지만, 아직도 윤재 유아 시절 같이한 추억들을 오롯이 다 간직하고 있지요. 힘든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많은 기쁨과 충만감을 줬고 할머니·할아버지를 아주 잘 따르고 밀착도도 크답니다.

올해 9살 된 윤재는 작년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치원 졸업식도 조용히 치렀습니다. 학예회처럼 오랫동안 공연을 연습했는데 부모님들도 참석하지 못했답니다. 초등학교 입학식도 직장 생활하는 엄마·아빠 대신 할머니·할아버지 손 잡고 가려고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마저 원격으로 진행돼 많이 속상해했었지요

학교도 못 가보고 학교생활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인터넷으로 수업을 받게 돼 너무 안타까웠어요. 아직 어려서 줌 수업, 밴드 수업, 악기 수업까지 집에서 혼자 해 나가느라 몹시 어려웠지요. 이제는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돼 아직 한 번도 반 전체가 다 모인 적은 없어요. 하지만 격주로 만나는 짝수번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낸다며 좋아하네요. 수업도 열심히 잘 받아서 모든 교과에 ‘매우 잘함’이라는 성적표도 받아들고 왔습니다. 서툴고 미숙했지만 힘든 1학년을 잘 마쳐서 잘했다고 등 두드리며 꼭 안아주고 칭찬해 줬습니다.

이제 컸다고 자기주장도 강하고 영리하고 똑똑해 무엇이든 척척 알아서 잘합니다. 단지 아직도 많이 산만하고 가끔 말을 안 듣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학교생활에는 집중하는 모습이 있는 것을 보며 커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하고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언제나 밝고 유쾌하고 친가·외가 사랑도 듬뿍 받는 윤재가 사랑스러운 아이로 건강하게 커가기를 늘 바라는 마음입니다. 꿈이 축구선수인 윤재가 마스크를 벗고 언제든지 친구들과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예전의 일상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외할머니 전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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