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코로나 우울증 키우는 長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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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날에도 가족을 만나지 못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로 인한 현상의 하나로 편의점 주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심리적 피로감 탓에 ‘홈술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매출은 전년 대비 17.9% 늘었다. 분기별로는 1분기 10.6%, 2분기 9.7%, 3분기 17.5%, 4분기 33.3%로 점차 증가 폭이 커졌다. 지난해 9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분기점이 됐다. 술집과 음식점 영업이 9시로 제한되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우울감도 급증하고 있다. 아무리 원서를 넣어도 불합격되자 아예 개명(改名)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한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 청년위원회가 지난 2일 발표한 청년 구직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7%가 코로나19 사태로 구직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우울감을 우울척도검사(CES-D)로 점수화했더니 전체 응답자 평균은 23.2점으로 나타났다. 21점을 넘으면 중등도 우울, 25점 이상이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중증 우울 증상으로 분류된다. 구직 기간이 1년을 넘은 응답자는 평균 25.9점이었다.

일본 정부는 사회적 우울감이 자살로 이어지기에 이르렀다고 보고 고독 문제를 담당할 장관직을 만들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 장기화로 심각해진 고독·고립 문제를 담당할 각료를 신설했고, 사카모토 데쓰시 저출생대책담당상이 겸임하도록 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전년보다 750명 늘어난 2만919명이다. 남성은 줄었지만, 여성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여성이 코로나19의 심리적 피해를 더 보고 있다.

일본은 정부 차원의 코로나 블루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장관들은 되레 사회적 우울감을 키우는 역할만 하고 있다. 딸은 4000만 원이 넘는 학비를 들여 외국인학교에 보내면서 한 달에 60만 원으로 생활한다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특목고 철폐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자녀는 특목고를 보내고는 “딸이 간다는데 어떡하느냐”며 큰소리치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들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이런 장관들 때문에 국민은 우울감에 화병(火病)만 더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