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에 임원책임制까지… 금융사 초비상

  • 문화일보
  • 입력 2021-02-2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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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영업점에 마련된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 전담창구에 고객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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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책임자 정하지 않고선
소비자 위한 의사결정 어려워”
금소법은 내달 25일 시행앞둬
“사실상 임직원 ‘목줄’ 겨냥”

라임펀드 판매사 우리·신한銀
소비자보호처 제재심 첫 출석


2021년 주된 트렌드로 급부상한 ‘소비자·투자자 보호’ 강화에 금융사는 초비상이 걸렸다. 당장 오는 3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사는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금소법 등 금융당국의 각종 조치가 금융사 임직원의 ‘목줄’을 겨냥하고 있어 사실상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짜는 셈이다.

◇임원책임제 도입 추진=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오는 25일 예정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해 해당 기관의 소비자 피해 구제 노력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2월 금융사 제재 때 금소처장과 협의하도록 규정을 바꾼 뒤 첫 사례다. 금소처의 평가가 제재 수위에 영향을 주도록 제도를 정비해 금융사고 발생 후 금융사가 소비자 보호를 중심에 두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한 조치다. 실제 금소처의 이날 평가는 각 금융사의 수장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앞서 금감원은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직무 정지, 진 은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했다. 두 가지 모두 중징계로 3~5년 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돼 해당 금융사 지배구조를 흔든다.

금감원은 또 소비자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을 정해 책임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하고, 이름과 직책을 금감원에 제출하도록 하는 ‘임원 책임제’ 도입을 시사했다. 금융사들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리에서 내려올 사람을 정하란 주문으로도 해석하지만, 책임자를 정하지 않고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의사 결정은 동물적 감각으로 알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며 “조사를 나가도 의사결정자를 찾는데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임원 책임제’는 영국과 호주 등도 도입한 제도다. 금감원은 올해 종합검사도 소비자 보호 조직과 기능, 중대한 금융 사고와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금융사의 내부통제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지주회사의 경영관리 책임도 강조할 방침이다.

◇더 강화된 내부통제관리 의무=금소법 시행 후 내부 통제 관리 의무가 이전보다 커진다는 건 임직원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허환준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지난 18일 은행법학회와 화우가 공동 주최한 ‘금융소비자보호법 릴레이 세미나’에서 “종전 대규모 불완전 판매 등이 발생하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조치했지만, 금소법이 시행되면 임직원에 대한 관리 의무 위반으로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금소법 16조 1항에서 내부통제기준은 ‘…관리업무를 이행하기 위해…준수해야 할 기준 및 절차’로 규정하는데, 관리 의무 소홀을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연결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내부통제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 이익이 연계돼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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