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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02월 23일(火)
예술이 된 섹슈얼리티… 정교한 빛의 미학으로 性의 다양성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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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nk Diaz’. ⓒ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내달 28일까지 국내 첫 ‘메이플소프 사진展’

“나는 포르노그래피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이렇게 자기애(Narcissism)를 드러낸 이는 논쟁적인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그의 사진들을 보면, 나르시시즘 없이는 도저히 찍을 수 없겠다 싶은 것들이 숱하다. 그의 대표 브랜드인 흑인 남성 누드는 몸의 곡선과 피부의 매끄러움으로 성의 경계를 흐린다. 사도마조히즘, 동성애를 표현하는 작품들 속에 남녀 성기가 예사로 드러난다.

국내 처음으로 메이플소프 개인전을 열고 있는 국제갤러리 측은 관람 연령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겠다는 작가의 생전 뜻에 따라 19금이 아닌 전 연령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되, 안내판을 통해 ‘2층 전시장에는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작품이 포함돼 있다’는 공지를 했다.”

이번 전시의 객원 큐레이터인 이용우 서강대 연구교수는 “1970∼1980년대에 미국에서 숱하게 외설 논란을 빚었던 작가의 작품을 21세기 한국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전시 제목 ‘모어 라이프(More Life)’는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자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메이플소프 작품들은 빛과 구도를 정교하게 계산한 사진 미학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성(性)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섹슈얼리티를 적나라하지 않게 은유화한 꽃과 정물, 풍경 사진들도 이번 전시에 포함돼 있다. 펑크록 가수이자 메이플소프의 뮤즈였던 패티 스미스, 여성 보디빌더 리사 라이언이 주인공인 사진도 있다. 배우 리처드 기어, 작가 트루먼 커포티 등 미국 문화계 유명인들의 초상도 만날 수 있다.

콜라주, 폴라로이드 등 매체가 다채롭지만 역시 흑백의 아름다움이 두드러진다. 핫셀블라드(Hasselblad 500) 카메라로 구현한 흑백사진들은 피사체의 욕망을 포착하면서 그것을 해방시키는 시각적 미감을 보는 이에게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서울점 K2 전시관과 부산점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부산전은 사진의 물성이 드러나는 양식적 실험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갤러리 측은 설명했다. 오는 3월 28일까지.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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