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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21년 02월 23일(火)
이광재 “與 단순한 집권 연장 역사에 무슨 의미있나… 文정부 통합쪽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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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벽에 걸린 보드 앞에서 코로나19 극복 방안 등 최근 현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제3 후보론 떠오르는 원조 親盧 이광재 민주당 의원

정부가 매달린 적폐청산·개혁
공수처·국정원법으로 일단락
사회통합·뉴딜에 더 집중해야

소선거구제·대통령제도 결함
캠프 중심 선거에 黨 빨려들어
회전문 인사 구조 완전히 깨야

獨발전은 예측 가능 정치 덕분
韓정치 사회갈등 해결 못하고
오히려 부추기는 본산 역할만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임기 종료 1년여를 앞둔) 문재인 정부는 통합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단순히 집권 재연장을 하는 게 역사에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라며 “(여야 모두) 역사를 전진시키는 집권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주는 것”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협치 등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최근 발간한 ‘노무현이 옳았다’는 책에서 ‘대통령은 당선되는 그 순간 취해야 하는 자세가 바뀌는 유일한 자리’라며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하는 5년이란 기간은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한 나라를 어지럽히고 망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권의 차기 대선 구도에서 독주체제를 형성하자, 이를 견제하려는 제3 후보론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을 빌려 국가개조론 관련 책을 내놓으며 대선 출마 고민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이 독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을 만들어서 내부를 단결시키는 게 제일 쉽다. 어떤 중국 사람이 처음 한국에 와서 TV 토론을 보고 너무 재밌었다고 했다. 중국에 없는 신랄함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계속 보니까 새로운 사회를 위해서 토론하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정치가 표를 얻어야 하기에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승자만 의미가 있는) 격투기 경기가 아닌 (각자의 결과가 나름의 의미를 가지는) 기록경기처럼 할 수는 있다.”

―여당이 너무 지지층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

“현 정부의 탄생 자체가 기본적으로 촛불, 탄핵의 힘으로 됐기에 적폐 청산이나 권력기관 개혁은 피할 수 없다.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국가정보원법이 통과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고 본다. 이제는 좀 더 통합 쪽으로 가는 게 맞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뉴딜 쪽으로 정부가 집중했으면 좋겠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지지자들과 격렬히 충돌했고, 정권을 잃었다. 데니스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노동 개혁을 하고, 정권을 잃었다. 독일은 연정이 있어서 사민당이 정권을 잃었지만, 정책은 계속 유지됐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을 잃고, ‘앙시앵레짐(구체제)’이 10년 이어졌다. 또 정권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을 현 정권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통합의 정치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야 정치인이 부족한 부분도 있으나 우리가 갖고 있는 시스템 결함도 있다. 소선거구제의 한계도 있고 대통령 제도의 문제도 있다. 이번에 민주당이 후보 중심의 집권이 아니고 시스템 집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는 후보 캠프 위주로 선거를 치렀고, 당은 흔적도 없이 빨려 들어갔다. 캠프 안에 있던 사람에게 한정돼 있다 보니 회전문 인사를 하게 되는 거다. 이 구조를 완전히 깨버려야 한다.”

―야당은 통합의 시대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보나.

“민주당도 부족한 것이 많지만 보수당도 진정한 보수의 깃발이 없다. 진보든 보수든 차기에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집권, 존경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주역을 탄생시키는 멋진 집권이 되면 좋겠다. 단순히 집권 재연장을 하는 게 역사에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 역사를 전진시키는 집권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노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반대했었는데, 책을 보면 지금은 다르게 평가한다.

“협치나 연정이 옳다고 본다. 독일이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패하고도 오늘날 다시 유럽의 주인공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예측 가능한 정치, 연정 덕분이다. 정권이 어디로 가든 정책 연속성이 유지된다. 정치의 안정적 시스템, 예측 가능한 정치가 있어야만 혁신이 된다. 정치권은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곳이 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가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본산이다.”

―86세대의 역할이 끝났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이 산업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 86세대는 민주화에 큰 기여를 했다. 봉준호 감독이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86세대가 앞으로 혁신을 도와주는,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가 못하는가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은 구시대의 막내이자 새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어 했다. 새 시대는 왔다고 보나.

“노 전 대통령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시대로 치면 태종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 이후 ‘앙시앵레짐’이 등장하면서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과제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면이 있었다. (민주당이) 한 번 더 집권했으면 지금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 시대를 여는 화두를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게 남은 1년여다. 남은 기간 문 대통령이 통합과 신경제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이 옳았다’는 책을 출간한 이유는.

“지난해 국회의원 총선거 때 한 번쯤 우리 사회 문제를 놓고 정책적으로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이 착하고 인간적이고 소탈한 분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굉장히 시대를 앞서는 질문이 많았던 지도자였다. 그래서 거기서 출발하자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핵심은 무엇인가.

“강원용 목사님이 노 전 대통령한테 제2대 대통령이라고 했다. 권위주의 시대가 아닌 대통령 시대를 열었다. 가장 근본에는 인간에 대한 존엄이 있다. 두 번째로 노 전 대통령이 ‘민주화+디지털’의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세 번째는 지역 균형 발전이다. 퇴임 후 봉하마을에 내려가셔서는 인간의 행복,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인간 공동체 같은 것에 상당히 천착했다. 이런 것을 좀 더 심화하고 정책화시키는 게 필요하다.”

―다른 인터뷰에서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기본적으로는 전 진보주의자다. 진보의 내용이 뭐냐고 하면 결국은 인간의 생활, 그리고 인간의 생각이 진보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물질적인 부분에서 풍요가 있어야 한다. 또 생각의 진보가 있어야 사회 진보가 함께 일어난다. 진보와 보수는 끝없이 왔다 갔다 한다. 중요한 건 누가 더 유능한가, 누가 더 정확한가에 있다. 한·미 FTA를 하자고 했을 때 일부는 저를 친미주의자라고 했다. 한·미 FTA 하자고 해서 친미주의자라고 한다면 친미주의자가 맞다. 한국의 최대 리스크가 북핵인데 전쟁할 수는 없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 그래서 나를 친북주의자라고 한다면 친북주의자가 맞다. 당신은 왜 싸우지 않는가, 당파성이 중요하다는 말도 듣는다. 합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회색분자라고 하면 회색분자가 되겠다. 결국은 타협하고 공존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당파성을 잃어버리지 말라고는 했다. 동시에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선거 출마를 고민한다고 밝혔다.

“지극히 원론적인 얘기다. 지금 집중하는 건, 코로나19 극복이다. 코로나19로 다들 힘들어하는데 지금 대선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따뜻하고 강인한 대한민국’이라고 규정했다.

“일단 행복한 인생이 돼야 한다. 여태까지 전 세계 정치인들의 지고지상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였다. GDP가 향상된다고 내 삶에 무슨 변화가 있나. 이젠 일, 소득, 주거, 의료, 문화라는 삶의 질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지역구는 교육이 어떤지,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의료는 어떤지 비교해야 한다. 정치가 지표 전쟁을 해야 한다. 국력은 경제력이고, 경제력은 기술력, 기술력은 교육에서 나온다.”

조성진·윤명진 기자
e-mail 조성진 기자 / 정치부 / 차장 조성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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