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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Window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02일(火)
“트레이닝복 이제 그만”… ‘줌패션’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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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 화상회의 맞춤 ‘허리위로 화려하게’

반짝이는 샹들리에 귀걸이
크리스털로 장식된 터틀넥
크게 부풀어 오른 소매 상의
밝은 색상·강렬한 무늬선호

방 인테리어 대한 관심 급증
오바마 서재 벽 최고로 평가
‘줌’에 피부결점까지 드러나
스킨케어·눈 메이크업 인기


“그럼 이 프로젝트는 이런 식으로 진행합시다.”

유명 구두 브랜드 ‘지미추’ 미국사업부의 대표 타냐 골식(49)은 여러 겹의 뱅글 팔찌와 금빛의 커다란 큐빅이 박힌 반지를 낀 채 노트북 앞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길어지면서 골식의 패션은 다시 화려해졌다. 처음에는 트레이닝복 등 편안하고 수수한 차림으로 ‘줌(Zoom)’ 화상회의 등에 참여했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다시 화려한 옷과 액세서리를 찾아 나선 것. 그녀는 “이제 트레이닝복이 정말 지겨워졌다. 지금 모든 사람의 지루함이 극에 달했다”며 “‘매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줌’ 패션의 시작… 허리 위 화려한 상의가 포인트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줌 패션이 시작됐다”며 이를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팬데믹 초기에는 요즘과 같은 격리 상황이 몇 주에 불과할 것으로 생각해 레깅스와 셔츠 몇 개로 버텼지만 팬데믹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서 운동복 차림으로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데 대한 지겨움을 느끼면서 사람들이 다시 옷을 차려입기 시작했다는 것. 댈러스 임상 컨설팅업체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메르세데스 포지(35)는 “멋지게 차려입을 이유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이 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화려한 샹들리에 귀걸이와 분홍색 크롭티, 진주로 장식된 베레모는 줌 화면이 꺼진 후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한다.

많은 대면 회의가 화상 회의로 대체되면서 코로나19 패션의 포인트는 화면에 보이는 상의와 머리 등 허리 위에 집중됐다. 실제로 많은 유명 브랜드가 상의를 강조하는 의상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우미우’는 크리스털로 장식한 터틀넥 니트를 선보였고 ‘알렉산더 매퀸’은 소매가 크게 부풀어 올라 눈길을 끄는 상의를 내놓았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파페치의 에디터 해리엇 호크스워스는 밝은 색상과 강렬한 프린트 무늬가 그려진 상의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 때 어맨다 고먼이 착용해 유행한 ‘프라다’의 빨간 머리띠 등 머리띠의 인기도 늘고 있다. 크리스털이 가득한 머리띠로 유명한 뉴욕 디자이너 제니퍼 베어는 지난 두 달간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급증했다고 전했다. 스타일링 앱인 ‘위시’를 공동 창업한 유명 스타일리스트 칼라 웰치는 “지난 10개월 동안 위시 고객의 문의 중 60%가 ‘줌’ 의상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턴 벽지 등 벽 인테리어 관심 급증… 립스틱 지고 스킨케어·눈화장 ‘인기’ = 화상회의의 활성화로 각자의 집이 동료들에게 공개되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특히 화면에 비치는 부분을 멋지게 꾸미자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 컨설턴트인 셸리 골든은 “벽에 멋진 예술작품이 걸려있다면 그 작품을 가진 사람에 대한 매력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크리스티나 넬슨도 “패턴 벽지를 활용하는 등 대담한 선택이 화면 속 당신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품 온라인숍을 운영하는 클로드 테일러는 이른바 ‘룸 레이터’(방 평가자)로 활동하며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보여진 유명인들의 방 인테리어를 평가한다. 그가 최고의 방으로 꼽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방 벽은 흰색 선반 위 꽃과 책들, 강아지 인형 등 각종 오브제로 장식돼 눈길을 끌었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 의원의 인터뷰 화면은 하얀 벽뿐이어서 최악으로 꼽혔다. 테일러는 “제발 벽에 뭐라도 하라. 흰 벽 앞에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인질 비디오’와 같은 영상을 만들지 마시라”고 했다.

코로나19는 패션뿐만 아니라 화장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 피부과 전문의 덴비 엔젤먼은 “‘줌’은 피부 속 작은 결점까지 모두 드러낸다. 노화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면서 “이른바 ‘줌 효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립스틱의 판매량은 전 세계적으로 급감한 데 반해 스킨케어 관련 제품들은 팬데믹에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 립스틱은 바를 필요가 없어진 반면,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가 안 좋아진다고 느끼며 피부에 더 신경을 쓰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 마스크 착용은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는 눈을 강조하는 방식의 ‘마스크 메이크업’을 유행시키고 있다. 유튜브에는 마스크 메이크업과 관련한 영상이 수백 개 올라와 있으며 눈을 강조해주는 아이라이너와 아이섀도, 아이브로 펜슬 등 눈 관련 화장품의 매출 역시 크게 늘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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