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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상협 경제부장 게재 일자 : 2021년 03월 03일(水)
탈원전으로 ‘우주 꿈’ 마저 꺾는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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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협 경제부장

핵심 관건은 원자력 엔진 성패
美·中·英은 이미 사활 건 경쟁
게임체인저 선점 위해 총력전

문재인정부 탈원전 요지부동
꿈·미래 토대 허무는 아집일 뿐
脫이념과 과학서 해법 찾아야


화성이 붐빈다. 3일 현재 화성에서는 세계 각국의 궤도선 8대, 착륙선 1대, 로버 2대가 활동 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러시아, 유럽우주국(ESA), 아랍에미리트(UAE), 인도까지 나섰다. 지난달 19일 화성에 9번째 착륙선을 안착시킨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5번째 로버 퍼시비어런스를 통해 역사상 최초로 지표면 흙을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중국은 톈원(天問) 1호의 화성 궤도 진입 성공에 이어 5월 착륙선과 로버를 지표면에 착륙시킨다. 미국은 민간기업까지 가세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는 2030년 안에 지구인이 거주하는 화성 식민지를 세우겠다는 꿈을 밝혔다.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을 만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지구 환경을 해치는 공장의 달 이전을 공언했다. 블루오리진은 4월 첫 번째 유인 우주비행에 나설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K-우주시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영화를 통해서나 태극기를 달고 화성과 우주정거장을 오가는 ‘승리호’ 선원들의 활약상을 보는 데 만족하는 실정이다. 정부 캘린더에 화성탐사 계획은 아직 없다. 달 탐사 사업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일정이 당겨졌다가 늦춰지기를 반복했다. 결국 2016년 1월 착수한 달 탐사 궤도선(KPLO) 발사는 지난해 12월에서 2022년 8~9월로, 달 착륙선은 2025년에서 2030년 이후로 또 늦춰진 상황이다. 위성은 예정대로라면 10월 첫 국산화 로켓 누리호를 필두로 2027년까지 71개가 발사되면서 달·화성 탐사프로젝트의 발판을 마련하는 정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업하는 민간기업 300여 곳이 빅데이터, 6G 통신, 독자 항법위성 분야에서 첨단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이를 종합하고 체계적인 틀로 이끌어 나갈 정부의 역할은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우주 전담 기관을 운영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고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 과장급 부서 2곳이 관할하고 있다.

더 심각한 지점은 원자력 체계의 토대를 허물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다. 우주시대의 최대 핵심 관건은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원자력(핵추진) 엔진의 성공 여부다. 현재 반년 이상 걸리는 화성까지의 비행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는 방안은 원자력 엔진밖에 없다. 더구나 우주선이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태양광은 한계가 뚜렷하다. 목성, 토성 너머까지 가려면 원자력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달이나 화성기지에 필요한 안정적 전기 공급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이 보름씩 되풀이되는 달이나 모래폭풍이 심한 화성에서의 태양광발전은 무용지물이다. 미국, 중국이 사활을 걸고 원자력 엔진을 추진하는 이유다.

최근 영국까지 대열에 합류했다. 그레이엄 터녹 영국우주국(UKSA) 국장은 올해 1월 롤스로이스와 손잡고 핵추진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나사는 수년 전부터 민간업체와 함께 차세대 핵열추진 로켓개발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 발생기’(RTGs), ‘방사성동위원소 난방기’(RHUs), 동력·추진력을 얻기 위한 핵분열 원자로 등 ‘방사성동위원소 동력장치’(RPSs)의 활성화를 발표했다. 원자력으로 우주를 날고, 행성에서 발전과 난방을 하게 된다.

환경론자들이 원전 반대의 핵심 논거로 내거는 원자력의 재앙을 생각하면 도저히 수행해서는 안 되는 기술들이다. 자율주행차가 시험운행 도중 인명사고를 냈다고,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났다고 현대자동차와 구글, 애플, 테슬라가 개발을 멈추지는 않는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단점은 과학적으로 극복해야 할 도전 대상일 뿐이다. 세계적인 최첨단 기술로 인정받는 한국의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온 결과물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최근 저서에서 ‘원자력은 거의 모든 곳에서, 매일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이라며 ‘올바른 정책과 적절한 시장이 없으면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한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과학은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이 아닌 탈이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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